우리 사회는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fake news)는 원래 뉴스보도 형식을 차용한 거짓 정보를 지칭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방송·연예 등까지 다양화 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틀린 뉴스가 아니라 진짜처럼 모조된 가짜의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사회 모든 영역에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사실을 왜곡, 호도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난 아랄(Sinan Aral) MIT 경영학 교수가 가짜 뉴스의 전파 속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트윗 450만여 건을 분석해 보니 가짜 뉴스가 퍼져 나가는 속도가 진짜 뉴스보다 약 6배 빠르게 퍼져나갔다고 하였습니다. 아랄 교수는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가짜뉴스가 새롭다고 느껴지는 ‘참신함의 가설’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가짜 뉴스의 새로움은 대부분 놀라움과 분노로 이어지며 퍼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가짜뉴스의 특징은 선정적이며,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증오나 혐오를 부추깁니다. 사실 관계의 확인 없이 일방적 정보를 의존하고 죽음과 연결합니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길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듣기 싫은 진실보다는 듣기 좋은 거짓을 들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성서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이천 년 전, 유대인들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이 땅에 육체로 오신 구원자 대신 자신들이 믿고 싶은 거짓을 믿었습니다. 당대 종교 지도자들은 성경의 예언대로 이루어진 예수님의 부활마저도 군병들을 돈으로 매수해 거짓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기 23장에서 이스라엘이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라”고 말합니다. 즉 ‘거짓되고 근거 없는 헛소문, 헛된 보고’를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거짓된 풍설(false reports)은 타인에 대한 비방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잃게 만드는 행위란 점에서 중대한 범죄로 간주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시대는 어느 시대보다도 정보화가 이루어진 시대입니다. 쏟아지는 온갖 정보 속에는 거짓된 정보들, 잘못된 이야기, 유언비어들도 함께 흘러넘칩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유익을 얻기 위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입지를 세우기 위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거짓된 이야기들을 지어서 퍼뜨립니다. 진정한 디아코니아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동조하여서는 안 됩니다. 거짓과 불의 앞에 무릎 꿇지 않고 그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그것을 퍼 나르는 일에 동원되어서도 안 됩니다. 오직 진실을 말하고 진리를 전하며 살아가기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