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닭이 먼저냐? 닭알이 먼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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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들 중에는 설교 중에 유난히 아멘을 하라고 닥달하는 목사님들도 있다. 어느 목사님은 경상도 말로 “아멘 좀 하소” 하면서 회중에게 요청한다. 그 때 교인들 중에 아멘 안하는 강심장은 없다.

설교 중간 중간에 아멘을 강요할 때는 오히려 은혜가 안 되었다. 말씀에 은혜가 될 때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고 입술만 달싹거리는 아멘이 나온다. 예배시간에 공중기도를 인도하는 이의 기도를 듣고도 내용이 맞지 않으면 아멘 안한다. 심지어 목사님의 기도 후에도 내용이 맞지 않으면 아멘 안한다. 아멘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니고 아멘이 나오도록 기도드려야 한다. 아멘은 강요해서 받으려 하지 말고 아멘이 나오도록 설교를 해야 한다.

은혜 받으려면 설교하시는 목사님 눈을 바라보며, 집중하여 설교를 귀 담아 듣고 마음에 새기며 절로 아멘이 되어져야 한다. 때때로 강사로 오신 목사님 중에는 가끔 설교하시면서 아멘을 강요하시는 분이 있다. 목사님 설교 중에 아멘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 그 예배는 성령 충만해지고, 강사는 더욱더 은혜스럽게 설교를 하게 된다. 예배 중에 아멘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필요하고 좋은 것이다.

그런데 곤혹스러운 일이 있다. 아멘 할 내용이 없는데 강제로 아멘 하라 할 때는 정말 곤욕스럽다. 말씀에는 좋은 말씀 나쁜 말씀이 없는 고로 무조건 아멘 하면 은혜 받는다는 말도 맞다.

그러나 설교하는 내용이 하나님의 말씀이어야만 맞는 말이다. 도덕 강의 하는 설교, 광고인지 구별이 안 되는 설교, 시사 해설하는 설교, 어떤 경우에는 고함지르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설교, 이런 설교를 하면서 아멘 하라고 강요할 때는 곤욕스럽다. 말의 내용은 맞는 말이고 심지어 감동도 될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어야지 아멘이 되지 않겠는가.

은혜스럽게 설교를 하면 회중이 감동이 되어 아멘, 아멘을 연발할거다. 목사님이 설교를 은혜스럽게 하는 게 먼저냐? 좀 맛이 없더라도 회중이 맛있다 맛있다 하는 게 먼저냐? 창조질서로 보면 닭이 먼저고, 알이 생긴다.

그러므로 설교중 아멘도 설교가 먼저 은혜스러워야 다음 교인이 아멘 하는 것이 창조질서 원리에 부합된다. 사람의 예의로 보면 회중이 먼저 아멘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헷갈린다. 총회에서 기독교 용어 바로 쓰기 운동을 시작할 때 아멘을 강요하지 말아 달라고 한 것 같다.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회장, 선산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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