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자 온 겨레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광복과 더불어 38도선이 생기고, 남북한은 3년간의 군정을 거쳐 북쪽은 프롤레타리아혁명을 주장하는 평등을 강조하는 체제로, 남쪽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남북한 두 정부는 전혀 다른 체제의 길을 가게 되었다.
지난날을 회고해 보면, 북한은 소련과 중국에 등을 대고, 1950년 6‧25전쟁을 일으켜 남한 정부는 부산으로 피난까지 가게 되어 대한민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한반도 최남단 다부동전투(1950. 8. 1~1950. 9. 24)에서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아군이 전승하고, 맥아더 장군을 비롯한 UN군과 아군이 인천상륙작전(1950. 9. 15~1950. 9. 19)에서 성공함에 따라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으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1951년 1‧4 후퇴에 이르게 되고,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이루어져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북한은 6‧25전쟁 도발 이후에도 1968년 1‧21 청와대 습격 사건, 1983년 아웅산 묘역 테러 사건,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일으켜 한반도 적화통일을 명분으로 불안을 조성해 왔다.
지금은 탈이념시대이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1991년 붕괴되고, 중국도 실사구시의 정신하에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세계적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이념을 명분 삼던 국가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념을 명분으로 독재를 휘두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 북한 주민이 밖의 세상을 정확히 아는 날 핵무기보다 무서운 민권폭발이 언제 밀어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세계는 사상과 문화의 다양성을 상호 인정하면서, 공존‧공영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945년 해방기나 오늘날이나 프롤레타리아혁명을 한반도에 이룩하겠다는 본질적 모습은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최근에는 분단을 고착화하고, 북한은 남한과 다른 나라라는 이질적 국가로 갈라치기까지 하면서 반동 사상법을 만들어 오히려 공산사회주의 이념을 더 강화하는 추세다.
오늘날 한반도에는 그리스도의 아가페적 사랑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대다. 1948년 10월 21일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 동인‧동신이를 좌파 학생들이 총살했지만, 그 주모자 학생 안재선을 양아들로 삼았다. 사랑의 원자탄의 모범을 보인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편향된 역사관에 사로잡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인체에 왼쪽 손발과 오른쪽 손발이 균형 있게 발휘해야 정상적인 인간 생활을 할 수 있다. 세상에는 자유도 필요하고 평등도 필요하다. 오늘날은 자유와 평등이 공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부부간이나 집단간이나 국가간에 싸울 때도 있고, 화해할 때도 있다. 모든 것이 너 때문이라고 원망하기에 앞서 나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겸손한 맘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의 적대의 반복은 상호 폭망하는 길이다. 사랑의 원자탄으로 폭력을 아가페적 사랑으로 이긴 손양원 목사처럼, 북한의 끝없는 폭력투쟁을 때로는 강력히 대처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아가페적 사랑으로 이겨내어 화해와 평화통일을 기필코 이룩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