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주제를 파악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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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결혼의 절반이 이혼하는 추세이다. 어렵게 어렵게 만나서 허무하게 헤어지기도 한다. 또 너무 쉽게 만나서 쉽게 헤어지기도 한다. 어떤 젊은이는 결혼식장에서 드레스를 잘못 밟아 찢어졌는데 그것이 시비가 되어 헤어졌다. 결혼 날짜 잡아놓고 준비를 하다가 혼숫감 문제로 감정이 상해 끝장나기도 한다. 신혼여행 갔다가 따로따로 돌아오기도 한다. 신혼 초에 이불을 펴고 개는 문제로 헤어지기도 한다. 결혼할 때, 오순도순 잘살아보자고 다짐했건만 3년도 안돼서 사소한 문제로 이혼을 하는 부부들도 많다.

준비 없는 결혼이 문제다. 결혼식(Wedding)만 준비했지 결혼(Marriage)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50여 년 전만 해도 이혼율이 50~60%선인 서구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남의 말할 입장이 못 된다. 이혼율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서 있다. 이혼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정해체 경보라도 발동해야 할 상황이다. 이혼은 더 이상 20~30대의 젊은 부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년, 아니 황혼이혼도 급증하고 있다. 자녀 결혼문제 때문에 참고 미루어 오다가 자녀 결혼과 동시에 남남으로 헤어지는 부부도 있다.

성격 차이나 외도 문제로 헤어지기도 한다. ‘환갑 넘긴 이혼남 급증’ 어느 날 읽었던 일본 신문 일간지 사회면 톱기사다. 60세 정년퇴직과 동시에 아내로부터 이혼당한 일본 남성의 숫자가 한해 수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가정에서도 내몰려 졸지에 오갈 데 없는 비에 젖은 낙엽 신세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말년에 파경을 맞는 가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희생과 봉사로 인내해온 아내들이 뒤늦게 권리선언을 하고 있다. 인고의 세월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이제 늙어서라도 사람답게 살겠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 돌이켜보면 아내에게 좀 더 잘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면서도 애정표현을 할 줄 모른다. 그래 무덤덤하고 멋없는 사람이 된다. 변한 줄 모르는 꼴통 같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한다. 나이 들어가며 자기 고집이나 집착이 세지고 변화할 줄 모른다. 정서와 문화가 변한 것을 모르고 둔감하게 살다가 ‘천더기’가 된다. 40~50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 쪽에서 대부분 이혼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여자 쪽에서 훨씬 더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세상이 되었다. 

한국의 남성들은 5천 년 동안 내려온 가부장적 문화의 수혜자들이다. 남자들의 그런 황금기는 끝났다. 악의는 없었다 하더라도 과묵함과 무관심, 그리고 표현의 미숙함 때문에 좌절과 외로움으로 많은 여인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아내는 거창한 데서 행복을 느끼기보다 사소한 일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자상한 말 한마디나 이해해주고 동감하며 인정해주는 남편의 부드러운 말에 더 감격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것을 모르는 데서 갈등이 증폭되고 대화가 단절되며 가정은 냉랭해진다.

그동안 기세등등하게 군림하며 제왕처럼 태평성대를 누려온 남성들이여! 세상이 변했노라. 

이제는 개과천선 변하자. 분수를 알고 자세를 낮추자. 그리고 주제를 파악할지어다. 늙어서 찬밥신세 면하려거든….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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