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왕세자비, 마이클 잭슨, 마릴린 먼로, 빌리 홀리데이, 커트 코베인, 짐 모리슨, 엘비스 프레슬리, 재니스 조플린. 이들의 삶에는 우울증, 반사회성, 정체감 혼란, 그리고 중독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1970년대 전설적인 록밴드 도어스의 짐 모리슨과 1960년대 록 무대를 뒤흔든 재니스 조플린, 그리고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모두 27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마릴린 먼로 역시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은 모두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녔던 스타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계선’이란 독일어로 ‘그렌츠 갱어(Grenzgnger)’, 즉 ‘경계를 넘나드는 자’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이들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깁니다. 삶과 죽음, 정상과 광기, 천재성과 자기혐오라는 내면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이들은 특별한 재능과 동시에 극심한 내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극적인 삶과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의 슈퍼스타들뿐 아니라 고대 인물인 삼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손 역시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웅이자, 동시에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을 블레셋으로부터 구원할 때는 자신의 본분이 분명했지만 들릴라에게 빠진 후에는 나실인의 규례를 어기고 점차 자신의 본질을 잃어갔습니다.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이들처럼 삼손도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잃은 삼손은 비극적인 몰락을 맞이합니다. 그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혀 두 눈이 뽑힌 채 감옥에서 맷돌을 돌리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해답은 흔들리지 않는 자기 인식에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유혹과 혼란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자기 자신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디아코니아’란 바로 이러한 자기 인식과 실천에서 비롯됩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분명히 인식할 때 경계 위에서 방황하지 않고 올곧은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임을 분명히 고백하고 그 신분에 걸맞은 합당한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