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광복 80주년, 너무 조용하다

Google+ LinkedIn Katalk +

2025년, 해방된 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라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광복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다. 거리에는 기념의 물결도, 감격의 함성도 들리지 않고, 언론은 이 귀한 시간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교회조차도 이 놀라운 은혜의 해를 기념하거나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별한 예배도 없고, 광복을 되돌아보는 역사 교육이나 프로그램도 준비되지 않았다. 마치 광복은 처음부터 이 땅에 자연스럽게 주어진 권리였던 양, 그날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퇴색된 채 방치되어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방되었는가. 박해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이들이 있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고 순교했던 성도들, 살아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우고 눈물로 기도했던 믿음의 선진들이 있었다. 그들의 기도와 호소를 들으시고, 하나님은 이 민족에게 해방을 주셨다. 

광복 직후, 교회는 해방 감사 예배를 드렸고 교육과 구호, 민족의 재건에 헌신했다. 교회는 단순한 신앙의 장소를 넘어 민족의 정신적 지주였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어떠한가.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 교회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침묵은 단순한 행사의 부재가 아니다. 이것은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잊었다는 증거이며, 더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했다는 아픈 고백이다. 감격은 기억에서 나오고 기억은 본질을 붙잡게 한다. 

자유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동시에 우리의 책임이다. 지금 우리는 자유로운 시대를 산다. 자유롭게 말하고 모이고 생각하고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유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 자유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광복의 가치를 잊는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그 자유를 다시 거두실 수도 있다. 자유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민족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광복 80주년,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것은 사명이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광복 80주년에 대한 준비도, 대책도 없이 너무도 조용한 교회의 모습은 그저 아쉬운 수준을 넘어 한심하고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하나님 없이 자유를 타락의 도구로 삼고 역사의식 없이 살아가는 이 민족에게 “광복 80주년이 되었다”고 외쳐야 할 사명이 바로 교회에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