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장신대 장한동문상 수상한 장세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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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공무원으로 본분 다한 것뿐”

지난 1월 17~19일 제주 호텔샬롬에서 열린 장로회신학대학교 총동문회 제74회 총회 및 동문대회에서 목회부문 장한동문상을 수상한 장세윤 목사(큰은혜교회 원로·사진)는 “훗날 주님께 착하고 신실한 종이라는 평가는 못 받더라도 하나님 나라 공무원으로 본분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목회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1985년 부임해 2007년 원로로 은퇴하기까지 장세윤 목사가 20여 년 목회했던 큰은혜교회 주보에서는 장 목사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장 목사는 70년 정년을 채우기도 전에 후임 목사가 결정되자마자 곧바로 고별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떠났다. 후임 목사에게는 “주보에 내 이름도 올리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이후 교회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장 목사가 평생 목회했던 모습은 그가 자신을 “하나님 나라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것이 무슨 의미였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대부분 교회 교역자나 직원들은 월요일을 휴일로 보낸다. 하지만 장 목사는 평신도들과 마찬가지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고 주일엔 안식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게 일이지 그 음식을 먹는 건 일이 아니잖아요. 누구도 밥 먹는 것을 일하는 것이라 여기지 않고 즐겁게 먹잖아요. 저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성껏 예배를 준비하고 주일에 드리는 예배를 성도들과 즐겁게 나누는 식탁교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주일에도 피곤하지 않고 늘 행복했어요.”

심지어 장 목사는 목회하는 평생 새벽 예배 때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철저히 지켰다. 사택이 교회와 아무리 가까워도 심지어 교회 안에 사택이 있어도 식사를 하러 집에 들르는 일은 없었다. 어느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을 어기거나, 근무 중 자리를 이탈하겠냐는 것이다. 예배 중이 아닐 때는 넥타이를 풀고 교회 화단을 가꾸거나 청소를 했다. 한 번도 목양실 청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적 없다. 그렇게 목회한 덕분에 평생 공휴일이나 명절을 제대로 보내지는 못했지만 아내도 자녀들도 목사로서의 직분을 이해해주었다. 미안하고 고마운 가족이다.

“1940년 3월 24일, 부활주일 아침에 제가 태어났어요. 어머니가 딸만 넷을 두고 저를 가지셨는데 출산 후 아들이라는 말을 들으시고는 ‘목사 났네’ 하고 좋아하셨대요. 그래서 저는 평생 하나님의 종으로 지음 받았다고 믿고 자랐어요. 어려서부터 교회가 무척 좋았고 중학교에 다닐 때는 불교신자이신 교장선생님께서 저를 ‘장 목사’ 하고 부르셨어요. 행복이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하나가 되어 그 일을 하는 겁니다. 저는 평생 목회가 하고 싶었고 목회를 할 수 있었으니 정말 행복하고 즐겁게 목회한 것뿐이에요. 그런데 이런 귀한 상을 주셔서 감격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 목사는 현재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단장을 맡고 있다. 건강은 여전히 좋은데 코로나 때문에 이동진료를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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