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서평] ‘구봉산(九峯山) 메아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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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曙山) 박노황(朴魯滉) 장로 님은 한국 문단의 시인이요, 수필 가이다.

평자는 작가의 작품 ‘구봉산 메 아리’를 읽고 외람(猥濫)되게 독후 감 몇 자를 지면에 남기고자 한다. 원래 서평(書評)이란 그 뜻이 두 가 지가 있는데 첫째는 문학적 비평 곧 평론이고 둘째는 비평(批評)이 라고 하는 선(善)악(惡)과 잘잘못 을 따지는 시비(是非)와 아름다움 과 추함을 밝히는 미추(美醜)를 비 교할 때 활용하는 어구(語句)가 있 다. 서산(曙山)께서는 ‘구봉산(九峯 山) 메아리’ 제하(題下)에 시(詩) 스 물두 편과 선비정신의 기독문화의 수필 외 또 다른 제하(題下)의 삼십 편의 수필을 쓰셨다. 문학은 그것 이 사실문학(nonfiction)이든 허구 문학(fiction)이든 주체의 근간(根 幹)은 작가가 의도하는 사상이란 점이다. 이것이 곧 정신문화에 피할 수 없는 문학의 동질성이라고 하겠 다. 평자는 수필 장르의 동인(同人) 으로서 작가가 표출하는 수필 감성 (感性)과 수필이 품고 있는 수필의 속내를 공감하면서 작가가 시도(試 圖)하려는 너울진 논쟁(論爭) 곧 콘 텍스트(context)를 짚어 보고자 한 다. 많은 글을 쓰고 싶지만 신문의 지면상 부득이 시 한 편과 수필 한 편을 살펴보기로 한다. 혹여 잘 못 짚은 곳도 있겠지만 원래 문학이란 그 궤적(軌跡)이 흡사(恰似)할 뿐 동일하지는 않다는데 이해를 구할 뿐이다.

발문(發文)은 먼저 시(詩) 구봉 산을 디딤돌로 삼았으니 작가의 누대가 구봉산의 웅용(雄勇)을 어 울림 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충신 박팽년의 후예로 면면(綿綿)히 이 어온 충절(忠節)의 가문이 오늘에 이른 자신을 둘러본 깊은 시의(詩 意)를 볼 수 있다. 첫째 ‘구봉산아!’ 에서

억겁의 천년

세월 한 자리에 미동도 없이

달밤도 쉬지 않고

거기 서서

달성 하빈면 충신 육신사(六臣祠)

아홉 봉 눈 부릅뜨고

교교(皎皎)히 굽어 살피는

구봉산아!

서산께서는 은근 슬쩍 자신을 구봉산에 끼워 넣으므로 누대(樓 臺)의 광영(光榮)을 억겁(億劫)의 천년 세월이 되길 노래했다. 시의 본성인 응축과 상징, 그리고 비유 (比喩)와 은유(隱喩)를 적절하게 표방(標榜)함으로써 시의 구도(構 圖)를 명확히 했다.

수필 ‘호(號)와 고향’을 살펴본다. 본문을 면밀히 살피면 서산께서 는 본 수필을 통해서 자기완성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인 생의 장엄한 세월을 시골 한방의 (韓方醫)이요, 한학자(漢學者)를 통해서 서산(曙山)이라는 아호(雅 號)를 받아 자리매김을 하고 자신 의 큰 뜻을 모두 이뤘다는 것을 선 언한 그야말로 서산문악(曙山文 學)의 진수(眞髓)를 선언한 작품 이다. 그렇다. 서산께서는 문장 초 (初)에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 이 제 산수(傘壽)의 고개 위에 턱 걸 터 앉았으니 은퇴자들의 모임에서 는 호를 많이 부르게 된다” 고 하고 “고향을 빛내는 사람이 되라”는 말 씀으로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아호 (雅號) 서산(曙山)을 받았다고 했 다. 서산께서는 고향 대구에서 고 급공무원인 이사관으로 달성군 부 군수로 봉직했고 섬기는 교회에서 는 원로장로로 빛과 소금의 사역 을 자랑하며 ㈜풍국산업의 상임고 문으로 축복의 길을 걷고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吐露)했다. 때문에 자신을 구봉산으로 형상화하여 구 봉산처럼 누대(累代)에 걸쳐 가문 의 영예가 지속되길 소원한 명작이 다.

평자는 서산의 문장을 살피면서 한마디로 각고의 인내가 내린 신의 거룩한 선물을 자랑하는 문장이라 고 단언을 한다. 다시 말해 고생 끝 에 낙(樂)이라는 옛말을 상기시키 는 문장을 읽게 되어 기쁘다. 좋은 글이다.

호병규 장로
•한국수필문학가협회이사
•한국장로문인회상임고문
•본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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