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대전서노회 「2023 장로부부 세미나」

Google+ LinkedIn Katalk +

《대전서노회 장로회》는 해마다 “부부세미나”를 실시해 왔는데 최근 3년간 코로나 역병(疫病)으로 인하여 방역당국의 단체집회 불허방침에 따라 모임을 갖지 못하였다. 금년에는 상황이 많이 호전되면서 4년 만에 “부부세미나”를 열게 되었는데 이번 “부부세미나”는 여행을 겸하여 행사가 추진되었다.  

회장단이 계획한 “부부세미나”의 행선지는 전남 영광군 염산면 야월리에 있는 「야월교회」였으며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오전 8:00 대전출발. *11:00 법성포 「영광1번지」 식당에서 중식. *12:30 「야월교회」 향발. 「야월교회」에 도착하여 예배 및 세미나 실시. *「야월교회」내 순교기념관으로 이동하여 기록영상 관람. *오후 4:30 대전향발. *오후 6:30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석식. *오후 8:00 대전 도착예정.

80여 명의 장로부부는 두 대의 버스에 분승(分乘)하여 두 교회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각자 거리나 접근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서대전중앙교회」와 「유성장로교회」 중, 택일하기로 하였다. 대전서노회 장로회는 장로회원 약 100명의 회원이 동참하는 “단체카톡방”이 있어서 출발 1주일 전부터 개인별 신청내용이 단톡방에 자세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런데 출발당일, 단톡방에 나타난 참석자 82명의 분포가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S교회 출발(1호 버스)에 41명, Y교회 출발(2호 버스)에도 41명이었다. 당일 행사를 총괄한 최일남(1956~ ) 총무장로에게 문 장로가 물었다. “혹시 인원안배를 위한 인원조절이 있었습니까?” 총무장로의 대답인즉, “전혀 의도적인 조절이 없었는데 놀랍게도 ‘41명-41명’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합심기도로 시작하고 믿음으로 추진하는 행사를 주님이 구체적으로 간섭하시며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마치 우리의 두 눈으로 직접 보는 듯하였다. 

영광군 법성포에 위치한 「일번지 굴비한정식」에서 가진 중식은 생전처음 시식(試食)하는 진수성찬의 식단(食單)이었다. 식당을 출발하여 약 40분 후에 「야월교회」에 도착하였는데 「야월교회」에 세워진 《교회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교회소개의 글”이 적혀있었다. 

“「야월교회」는 미국 남장로교가 파송한 《유진 벨(Eugene Bell)》이라는 미국 선교사에 의하여 1908년 4월 5일에 설립되었다. 일제강점기에도 믿음으로 핍박을 이겨낸 성도들은 광복을 맞이하여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6.25 한국전쟁으로 야월리를 점령한 공산당들은 인민재판을 하며 자기들에게 동조하지 않은 「야월교회」 성도들에게 앙심을 품었다. 국군과 연합군이 영광군을 수복할 때, 야월교회 성도들이 환영대회에 참석하였는데 「야월교회」가 위치한 지역은 늦게까지 수복이 완성되지 못하자 1950년 음력 9월~10월 사이에 어린애들을 포함하여 전교인 65명은 공산주의자들에 의하여 생매장(生埋葬)과 생수장(生水葬)으로 잔혹하게 순교당했으며 교회당도 불태워지는 참상을 겪게 되었다.”  

행사 당일 「야월교회」에서 드린 예배에서 담임 심재태 목사는 《순교의 신앙으로》라는 제하(題下)의 설교에서 “한 알의 밀알”의 비유를 인용하면서 “장로의 정체성은 한 알의 밀알이다.”라는 인상적인 말씀을 전하였다. 이어서 진행된 세미나 강사인 「신성장로교회」 담임 김윤태 목사는 《마주보며 돕는 자》라는 제목으로 배필(配匹)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면서 “①왜 결혼하는가? ②왜 가정을 이루는가? ③왜 교회를 세우는가?”에 대한 대답은 “영혼구원을 위함”이라고 명확한 답을 제시해 주었다. 

「순교기념관」에서 봉사하는 최종한(崔宗韓, 1941~ ) 장로는 6.25 한국전쟁 발발 당시, 자신은 아홉 살로 자신의 가정은 믿는 가정이 아니어서 죽음을 모면하였는데 자신이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나서 믿음의 자녀가 되었다고 했다. 「야월교회」 신도 65명의 순교 장면을 목격한 최장로 자신의 증언에 의해 순교의 동영상이 제작되었으며 훗날 자신은 본 교회 장로가 되었다고 했다. 최 장로가 제일 가슴 아픈 일은 65명의 희생자 대부분이 북쪽 김일성 남로당 일당에게 포섭된 같은 마을 사람들에 의해 희생된 사실이라고 했다.  

「야월교회」에서의 모든 순서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데 입구 쪽 벽에는 한글과 영문으로 다음과 같은 글귀가 눈에 띄었다. “순교는 죽음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입니다(Martyrdom is not death, but a new beginning.)” 이 표어가 바로 「야월교회」가 겪었던 참혹한 순교의 의미와 가치를 우리에게 밝히 설명해 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