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이야기] 죽은 아들을 누가 쐈는지 밝히지 말라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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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정에 큰 아들이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육군 6사단에 입대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복무기간 무사히 마치고 전역하기를 원했다. 전시가 아니라도 일선에서 종종 총기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로 2017년 9월 26일 작업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오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이모(21) 상병이 인근 사격훈련장에서 날아온 도비탄(跳飛彈)에 맞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도비탄은 총알이 날아가 딱딱한 물체에 부딪쳐 튕겨 나온 총탄을 의미한다. 조사 본부에 의하면 이 상병 머리에서 회수한 탄도탄 조각을 감정한 결과 우리 군에서 사용하는 파편으로 확인되었으나 탄환이 이 상병에게 맞기 전에 다른 물체에 맞지 않았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사고당일 사격 훈련병이 쏜 총탄에 의해 직접 이 상병이 맞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훈련병 중에 누구의 총에 맞았는지는 규명할 수 없다. 병력인솔부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 관리부대 등의 미흡한 안전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상병의 아버지 이 모(50) 씨는 어느 병사가 쐈는지 알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만약에 그 병사가 밝혀지더라도 나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 어느 병사가 쏘았는지 알면 그를 원망할 것이며 그 병사 역시 큰 책임감으로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 내 아들 같은 억울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다만 내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 과정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다.

“내 아들이 지난 9월 7일부터 6박 7일의 예정된 휴가 10일을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내 아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으면 금년 추석 연휴를 아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다”며 “휴가를 나오게 되어 기뻐하며 걸려온 전화가 마지막 통화일 줄 몰랐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이번 추석 때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다만 둘째가 형이 쉬고 있는 대전 현충원에 겨우 다녀왔을 뿐이라고 하면서 올해 추석은 유난히 길고 온 가족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 일에 구본흥 LG회장이 감동되어 1억 원을 희사했으며, 2014년 세월호 사고시 소방원 5명에게 1억 원씩,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은 2명에게 5억 원, 지금까지 53명에게 수여했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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