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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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53년 로물루스(Romulus)와 레무스(Remus)에 의해 건국되어 476년에 멸망한 서로마제국은 왜 멸망했을까? 로마는 영원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던 로마제국의 멸망은 후세인들에게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였다. 당대 근접한 로마 역사가 조시무스(Zosimus)는 로마의 쇠퇴 원인을 로마가 전통신들을 버리고 기독교를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us)는 ‘신국론(De civiate Dei)’을 통해, 기독교가 전파되지 않았던 시대에도 국가의 흥망성쇠가 반복되었다고 반박하였다. 

5세기 기독교 작가 살비아누스(Salvianus)는 ‘신정론(De gubernatione Dei)’에서 로마 쇠망의 원인을 로마제국의 죄악과 부정‧부패의 만연에 대한 하늘의 심판이라고 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페트라르카(F. Petrarca)는 로마가 당한 모든 해악의 근원을 원천적으로 시민의 자유를 파괴한 독재자 카이사르(Caesar)에게로 책임을 돌렸다.  

17세기에 이르러 439년 테오도시우스 법전이 발견되었다. 고드플레이(J. Godefray)가 1665년에 세밀한 연구 결과 로마제국 멸망 원인을 로마제국 말기의 경제적 취약성, 과중한 과세 부담, 중간계층의 몰락, 산업의 파탄, 경작지의 황폐 등에서 그 요인을 찾고 있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로마제국의 멸망에 관해서 기독교나 야만족의 침입, 기후변화와 인종의 혼합, 한발과 토양의 고갈 등을 언급하고 있다. 영국 역사가 기번(E. Gibbon)은 로마제국의 도덕적 타락, 군사력의 무기력화, 재정의 궁핍, 동서 로마의 분열과 상호 간의 질시, 기독교와 게르만족의 침입 등에 대해 논하고 있다. 프랑스 역사가 기조(F. P. G. Guizot)는 전제 군주정의 폐해 때문에 로마제국은 쇠퇴하게 되었으나, 게르만의 침입은 일부 지역에 한정되었고,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라고 하였다. 독일 역사가 몸젠(Theodor Mommsen)은 속주 통치가 인도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못한 점, 변방 방어가 허술했고, 제국의 변경이 너무 길어 지리적으로 방어의 난점이 있었던 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위스 역사가 부르크하르트(J. C. Burckhardt)는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상류 계층의 혼혈에 의한 인종적 퇴화 현상 때문이라고 하였다. 프랑스의 역사가 퓌스뗄 드 꿀랑쥐(Fustel de Coulanges)는 대지주의 세력이 지나치게 비대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영미작가 미셀 호드킨(Michelle Hodkin)은 노예제의 폐단, 로마 무산자들의 극빈화, 자치 도시의 붕괴, 페르시아와 게르만의 침입을 들었다. 미국 정치학자 헌팅턴(S. Huntington)은 기후변화와 농토의 고갈을 들었다.

이상과 같이 보는 시각에 따라 로마제국 멸망 원인이 다르다. 일반적 견해를 보면, 정치적으로는 발전적인 공화정이 붕괴되고, 후반기로 갈수록 정치체제가 군인황제정과 절대 전제정으로 변질되어 갔다는 점이다. 특히 오현제시대 말기 콤모두스(Commodus)의 타락한 폭정은 군인황제시대를 자초하였다. 이것은 로마제국 쇠퇴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적 시각에서 보면, 로마가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소아시아 등에 막대한 토지를 점령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두한 귀족들의 대토지소유제(Latifundium) 병폐의 개혁을 요구한 그라쿠스(Gracchus) 형제의 농지개혁의 실패는 국론의 분열과 분쟁을 초래하였다. 사회적 시각에서 보면, 막대한 부의 로마제국으로의 유입은 쾌락주의 조장과 성적 타락 등 부패를 조장하였다.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Romulus Augustulus)는 476년 게르만민족의 용병대장 오도아케르(Odoacer)의 쿠데타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다. 따라서 로마제국의 내적 모순(矛盾)과 타락(墮落)이 외적 침략을 자초하였다는 역사적 교훈을 부인할 길이 없을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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