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실버데일에 땅을 사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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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로 영어학교 일을 그만두고 신학 공부에 열중했다. 사실 신학을 공부하면서도 기쁨보다 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신학대학을 졸업한들 나이 먹은 사람을 채용해 줄 교회는 없었다. 그리고 온순하지 못한 내 성격상 목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선교단체나 선교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떤 선교단체도 나이먹고 영어도 잘 못하는 사람을 월급 주며 채용할 곳은 없었다.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뿐이었다. 

매일 밤 눈물로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까지 인도하셨으니 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는 간구였다. 가져온 돈은 다 떨어지고, 더구나 비자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하루하루가 고통의 날들이었다. 

밤마다 눈물로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는데, 어느 날 하나님께서 믿을 수 없는 말씀을 주셨다. 실버데일 지역에 가서 땅을 사라는 것이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당장 생계도 해결하기 어려운데 느닷없이 땅을 사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첫째로 무슨 돈으로 땅을 사며, 둘째로 땅을 사서 뭘 하라는 말씀인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씀이었다. 더구나 실버데일이 어디에 있는 곳인지조차 몰랐다. 그런데 매일 밤 기도 중에 동일한 말씀이 계속 들려왔다. 너무나 강하게 말씀하시기에 할 수 없이 실버데일이란 곳을 찾아가 보았다. 오클랜드 시티 중심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허허벌판이었다. 푸른 초장에 소들만 풀을 뜯고 있었다. 혹시나 이곳에 영어학교를 세워 주시려나 생각하고 주변에 약 2천 평 정도의 땅이 있는지 한 개발업자에게 물어 보았다. 현재는 그런 땅이 전혀 없으나 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 그렇지, 분명 잘못된 기도응답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다급하게 지금 바로 실버데일에 가라는 것이었다. 바로 그때 개발업자로부터 좋은 땅이 있으니 빨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해가 질 무렵 급히 갔는데 약 17만 평의 땅을 보여 주었다. 가격은 뉴질랜드 달러로 200만 달러였다(그 당시 환율로 약 12억 원). 내가 무슨 돈으로 이 큰 땅을 살 수 있겠나? 그저 생각 없이 땅을 바라보고 있는데 성령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이 땅은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땅이다. 계약해라.”

너무나도 강하게 말씀하셨다. 그때 땅 주인이 특별한 제안을 했다. 내가 이 땅을 산다면 땅값을 2년 내에 갚도록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주위에 뉴질랜드 지인들이 나더러 미친 짓을 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럼에도 내 마음은 아주 평안했다. 성령님께서 친히 내 마음을 주장하셨기 때문이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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