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이름 없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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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기록된 시기의 문화와 전통은 남성 위주의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의 이름이나 족보등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여성들의 이름이나 삶에 대해선 매우 인색합니다. 그럼에도 종종 여성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그 중 한명이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리브가의 유모입니다. 창세기 24장 59절에서는 리브가에게 유모가 있었음을 말해줍니다만 이름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브가의 유모이야기가 창세기 35장 8절에서 다시 나옵니다. 8절에 ‘알론바굿’이라는 뜻은 ‘곡함의 상수리나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야곱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유모 드보라가 죽자 통곡을 했다는 말입니다. 

창세기를 읽다보면 야곱은 자신의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가 죽었지만 그들을 위해 통곡을 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에 야곱은 유모 드보라가 죽었을 때 통곡을 했습니다. 도대체 야곱에게 유모 드보라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아브라함은 자신의 아들 이삭의 며느리를 맞이하는데 자신이 살고 있는 가나안땅에서 찾지 않고 가나안에서 800km나 떨어진 자신의 고향 메소포타미아에서 구합니다. 하지만 당시엔 지금과 같은 교통수단이 없었기에 800km는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오고 가는데 한 달 정도는 족히 걸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고향인 메소포타미아에서 며느리를 구하려고 하는 것은 가나안에 살고 있는 여인 치고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종 엘리에셀을 메소포타미아에 보내 이삭의 아내를 구해오게 합니다. 엘리에셀은 하나님이 예비한 여인을 평탄하게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드디어 엘리에셀이 아브라함의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리브가가 물동이를 머리에 메고 우물로 나옵니다. 엘리에셀은 리브가에게 물을 달라고 하였고 리브가는 엘리에셀에게 물을 떠주고 그가 몰고 온 10마리의 낙타에게도 물을 마시게 합니다. 당시 우물은 나선형의 계단으로 내려가 물을 긷고 올라와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낙타라는 동물은 물을 자주 마시진 않지만 한번 마시면 100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은 10마리의 낙타를 데리고 메소포타미아에 갔습니다. 이 10마리의 낙타를 다 마시게 하려면 1톤의 물이 필요합니다. 1톤의 물을 긷기 위해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합니다. 여성에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도대체 리브가는 어떤 여성일까요? 리브가의 삼촌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라반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에게 미움을 받아 삼촌 라반에게 갔을 때 야곱은 라반의 둘째 딸 라헬을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이 여인을 위해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삼촌 라반을 섬깁니다. 첫날 밤 야곱은 7년 동안 흠모했던 여인인 라헬과 뜨거운 사랑을 나눈 것 같지만, 아침이 되었을 때 라헬이 아닌 레아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야곱의 삼촌 라반은 레아에게 라헬의 옷을 입히고 화장을 하게 하고 야곱을 속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탐욕과 거짓의 상징이 바로 라반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브가는 그런 삼촌 라반의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돕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도대체 리브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람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족 또는 친구들을 보고 닮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리브가의 모습을 보면 그 어디에도 라반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리브가의 이런 모습이 이루어 지기까지 분명 보이지 아니하는 어떤 이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유모 드보라였을 것입니다. 드보라는 리브가가 어릴 때부터 성실과 정직 그리고 힘든 이를 돕는 모습을 보여줬고 리브가는 그런 드보라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창세기 24장 59절에서 유모 드보라는 이름이 없는 여인으로 등장합니다만 창세기 35장 8절에선 드보라라는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드보라는 어떤 여인이었을까요?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는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과 리브가를 따라 아브라함이 살고 있는 가나안 땅으로 왔습니다. 이후에 야곱이 형 에서의 미움을 받아 가나안에서 800km나 떨어진 메소포타미아로 갈 때 아마도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도 함께 간 듯 합니다. 리브가가 자신의 아들 야곱을 돕기 위해 드보라를 보낸 것입니다. 야곱이 고향을 떠나 삼촌 라반집에 머물면서 많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 왔을 때 드보라는 엄마처럼 야곱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 야곱에게서 11명의 아들과 하나의 딸이 태어나자 드보라는 그 아이들에게 할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야곱이 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을 지낸 후 고향을 향해 떠날 때 드보라도 함께 동행하였다가 벧엘에서 죽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죽었을 때 야곱과 그 식구들은 통곡을 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들이 처음엔 작고 보잘 것 없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일 이라도 그 일에 헌신하고 열심을 다할 때 이름 없는 자에서 이름이 있는 자로 하나님은 우리를 탈바꿈 시켜 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큰 일을 맡겨주세요 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어떤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는 고백이 필요합니다.

정철수 목사

<정철수치유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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