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고통 후에 오는 보람과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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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8:34

지구상에 존재하는 80억 명이 넘는 인간에게 ‘고생을 하겠는가?’라고 묻는다면, 기꺼이 고생을 택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생은 그렇게 달콤하지도 즐거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고생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를 내린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잘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성공하고 잘살고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가 고생의 문을 통과한 결과이다. 성경에서 예수님도 인간으로서의 참을 수 없는 십자가의 아픔과 고통을 겪은 후에, 그것을 통과하고 나서 부활 승리의 영광을 얻었다. 고생 끝에는 반드시 영광이라는 아름다움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대학 시절에 해방촌 언덕 위에 있는 해방교회에서 봉사를 했다. 숭실대학교 기숙사에서 7시 전에 나와서 버스를 타고 남영동까지 온 다음부터는 5킬로미터 가까이 언덕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는 길에는 연탄재도 있고, 손수레도 놓여 있고, 자전거도 있었고, 때로는 구렁텅이도 있었다. 나는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다가 전봇대에 이마를 부딪히거나 세워놓은 자전거와 손수레에 무릎을 부딪히기도 하면서 험난한 길을 걸어가서 교회 성가대원으로 봉사를 했다.

성가대가 끝나면 12시 반이 된다. 그러면 곧바로 남영동까지 걸어가서 음성 나환자들이 수용된 고아원에 가서 찬송가도 가르치고 동화도 들려주곤 했다. 용돈을 줄이고 줄여서 학생들에게 뻥튀기 과자, 강냉이 튀긴 것도 조금씩 사다 주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놀아 주었다. 이 고생은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나를 살려 주시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침을 굶고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빵 하나로 끼니를 때웠던 일이다. 당시에는 참 어렵고 고생스러웠다. 더욱이 중간 시험이나 학기말 시험 때는 공부도 봉사도 놓칠 수가 없어서 마음이 다급하였다. 그러나 졸음을 이기고 잠을 줄이며 시간을 금같이 귀하게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노력을 했다. 시간이 얼마 지난 후에 내가 고생해서 가르친 젊은이들이 신앙생활을 잘하여 교회에서 기둥 같은 존재로 쓰임 받고 사회에서도 한몫을 담당하는 지도자가 된 것을 보면, 그때 고생한 보람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생을 쉽게 살면서 성공하고 큰일을 이루겠다는 허망한 생각은 버리자. 인간의 영광은 고생에서 이루어지고 인간의 성공도 고생에서 성취된다. 모두가 편히 자고 있을 때, 허송세월하고 있을 때, 혼자서 묵묵히 피눈물 과 피땀을 흘리며 악전고투의 고생을 쌓아 가는 사람은 후일에 반드시 영광의 자리, 성공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인생을 쉽게 살려고 생각하는 것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다. 고생하지 않고는 결코 쉽게 성공할 수 없다.

성공은 요행의 산물이 아니다. 번영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간다. 고생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피눈물, 피땀을 흘리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헛된 사고방식부터 깨뜨려야 한다. 고생하지 않고 인생을 쉽게 살려는 생각에서 협잡이 시작되고, 부정이 생기며 부패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용기와 담력을 가지고 고생의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고생을 회피하지 말고 벗으로 마주하라.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이것이 바로 인생길이라고 생각하라. 고난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려는 신념과 각오를 가지고 그것에 맞부딪치면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다.

고생이 심화되면 높은 차원의 삶이 된다. 고생은 인간 심화의 창조적 계기를 제공한다. 고생은 인간의 정신에 폭과 깊이와 높이를 더해 준다. 우리는 고생을 통해 인생의 더 깊고 높은 차원을 배워야 한다. 고생해서 받은 대학 졸업장과 학위, 대학원에서 받은 졸업장과 학위, 몇 년 동안 밤잠 자지 않고 허리의 통증을 무릅쓰고 공부하여 받은 박사학위는 영광스럽기 마련이다. 박사학위로 교수가 되고, 기업의 운영자가 되고, 모든 이에게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는 영광을 안게 된다. 그러므로 고생이 올 때 뿌리치지 말고 그 고생을 기쁨으로 맞이해야 한다.

예수님은 마가복음 8장 34절에서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했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고난이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죽을 각오를 하고 예수를 따라가는 삶을 의미한다. 당시 랍비의 제자들은 율법의 멍에를 지도록 권고받았으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순교까지도 감수하는 전적인 자기 포기의 삶을 요구받았다. 자기를 포기하는 삶은 전적인 헌신의 삶이고, 이러한 삶에는 고통과 고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자 한다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을 결코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고난과 고통 끝에 하나님은 반드시 영광을 얻게 하신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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