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하늘나라로 이사간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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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나라로 이사간 사람 ‘하나’」 – 집을 새로 옮기고 나서 짐을 정리하다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이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로 떠났다. 최근 『한국 장기조직 기증원』에 따르면 51세 강승노 씨는 지난해 11월 2일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짐을 정리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추정상태가 됐고 이틀 뒤인 11월 4일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전주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강 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잘못된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남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씨였다고 가족들은 기억했다. 가족들은 강 씨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만, 기증을 통해 어디에선가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강 씨의 형은 동생에 대해 “착한 막내아들로 속 한번 안 썩인 동생이다. 아직 실감이 안 나지만 ‘하늘나라로 이사한 거’라 생각하고 싶다. 새로 이사간 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늘나라로 이사간 사람 ‘둘’」 – 지난 2009년 뇌사에 빠진 아들을 떠나보낸 임원채(56) 씨의 이야기이다. “회복할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서도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곧 받아들이지 않을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 평소 모르는 사람도 거리낌 없이 돕던 아들이 떠올라 장기기증 의사를 전했습니다.” 

임씨의 아들 고(故) 임남규 군은 선천적으로 뇌동맥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받았지만 비교적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고3이 되던 해, 3월 할머니 댁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임 군은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해 응급실로 실려 갔다. 다음날 새벽 수술을 받았지만 임 군은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때마침 악성 골종양으로 하반신을 절단해야 할 위기에 처한 10대 여성에게 임 군은 새로운 삶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아들의 빈자리는 여전히 컸고 가족들의 상실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임 군의 아버지 임씨는 장기기증자 유가족, 이식수혜자, 기증희망 서약자 등으로 구성된 『생명의 소리 합창단』 활동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하늘나라로 이사간 사람 ‘셋’」 – 갑작스럽게 뇌사상태가 된 ‘이진주’라는 20대 여성이 인체조직 기증으로 100여 명에게 희망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29살 이진주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지인들과 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뇌사 추정상태가 됐다. 느닷없는 비보(悲報)에 힘들어했던 가족들은 이 씨의 마지막이 누군가를 돕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고, 이 씨는 지난해 11월 15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에서 인체조직을 기증한 후, 하늘나라로 떠났다.

강릉에서 1남 1녀의 장녀로 태어난 이 씨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였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아버지 이윤식 씨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엄마를 일찍 잃고 아빠 혼자 키워서 고생한 딸을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난다.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 탓에 애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우리 진주가 10살 때부터 남동생을 데리고 밥을 해 먹었다”고 전했다.

아버지 이 씨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허망하게 진주를 보낼 수는 없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하늘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주 씨가 남긴 인체조직은 조직 손상으로 장애가 있는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한국 장기조직 기증원』 은 밝히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장기를 기증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우리를 위해 장기만이 아니라, 온 몸을 기증한 분이 있다. 온 세상을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절정(絶頂)’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것이다.”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일은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 그 자체라 하겠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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