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시대 세상 읽기]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 원주민과 조약을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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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공식 국기로 세 가지를 사용한다.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국기는 1901년 독립할 때 공모를 통해서 제정했다. 그 해 9월 3일 당시 수도였던 멜버른에서 최초로 게양했다. 파란색 바탕에 왼쪽 상단에 유니언 잭을 넣고, 연방의 별과 남십자별자리를 넣었다. 유니언 잭은 호주가 영국 연방의 일원임을 상징한다. 원래 육각별이던 연방의 별은 1908년 캔버라를 새로운 수도로 정하면서 연방의 주와 준주 숫자를 상징하는 칠각별로 수정했다.

그 외 두 가지 국기는 호주 원주민을 상징한다. 중앙에 노란 원을 두고, 검은색과 빨강색을 절반씩 위 아래에 둔 호주원주민기(Australian Aboriginal Flag)와 중앙에 파란색 띠를 두고 위 아래에 초록색과 검은색 띠를 두른 뒤 중앙에 흰색 문양을 넣은 토레스 해협인기(Torres Strait Islander Flag)이다. 두 개의 국기는 1995년 7월 14일에 추가했다.

호주원주민기는 1971년 7월 9일에 원주민 권익 옹호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었다. 검정은 호주 원주민을, 빨강은 호주의 붉은 대지를 상징한다. 원주민들은 영국의 식민 지배와 백인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이 깃발을 사용한다. 토레스 해협인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이 아닌 토레스 제도에 거주하는 까닭에 별도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호주 각지의 공공장소에서 원주민기를 게양해서 원주민에 대한 존중을 표현한다.

빅토리아 주정부와 원주민 대표는 10여 년간의 준비 끝에 2025년 12월 12일에 조약(Treaty)을 공식 체결한다. 이에 앞서 빅토리아주의 상원과 하원은 2025년 10월 16일과 30일에 각각 조약을 가결했다. 하원은 의원 54명 찬성과 27명 반대, 상원은 의원 21명 찬성과 16명 반대로 표결했다. 이로써 빅토리아주는 호주 최초로 원주민과의 조약을 법제화한 주가 되었다. 2024년 11월부터 조문 작성을 시작해서 2025년 9월 9일에 주의회에 법안을 제출했다.

조약 체결에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 2019년 12월 10일에 빅토리아주 원주민 대표회의를 결성했다. 대표회의는 21명의 선출대표와 12명의 비선출대표로 구성했다. 선출대표는 16세 이상의 빅토리아주 원주민들이 몇 주 간에 걸친 투표로 선출했다. 비선출대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원주민 단체를 대변했다.

원주민과의 조약은 빅토리아주 정부와 원주민 사이에 구속력 있는 협정이다. 새로운 대표기구인 ‘겔룽 와를(Gellung Warl)’을 설립해서 원주민 역사적 피해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있는 관계를 수립하며, 호주 각 주와 연방 정부의 유사한 조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제공한다. 조약 체결의 결과로 식민지 시절의 역사적 잘못을 바로잡고, 원주민의 토지 사용과 소유에 대한 전통적인 권리를 회복하며, 원주민들의 의사결정을 강화하게 된다.

현재는 사유지를 제외한 정부의 크라운랜드(Crown land)에 대해서 원주민 토지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북부준주는 1976년 원주민 권리를 존중하는 원주민 토지 권리법을 제정한 바 있다. 빅토리아주의 원주민 조약은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의 원주민 조약 모델을 참고했고, 향후 호주 각 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정부는 과거 식민지 설립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빼앗거나,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로 고아원에 수용한 역사적인 잘못을 공식 사과했다. 2008년 2월 13일 캐빈 러드 수상이 취임하는 날, 사과문을 발표해서 1970년까지 60년 동안 자행된 동화정책을 사과했다. 당시 10%에 달하는 원주민 자녀들이 강제로 고아원 등에 수용당하면서 부모와 생이별했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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