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8이라는 숫자를 대할 때 예수님의 산상수훈 8복의 성경말씀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럴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은혜라 할 수 있다. 믿음 이외의 일상생활에서 8에 대한 생각은 사통팔달, 팔방미인, 팔선녀 등 대부분 좋은 뜻들을 가지고 있다. 자고로 8을 상서로운 숫자로 여겨왔던 것 같다. 올해가 우리 광복 80주년이라 그보다 더 큰 경사가 없다. 세계적으로는 유엔이 창립 80주년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도 80주년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 북한 등이 연이어 잔치를 벌였다.
신냉전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불길한 염려가 그림자져 있는 엄혹한 현실이다. 이제 그런 80주년 대잔치의 해가 두 달이면 마무리를 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열 달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통렬하게 회개하며 앞으로의 두 달을 알뜰하게 써야 한다.
우리 교회가 창립 80주년이다. 1945년 11월 18일이 창립 기념일이다. 기념 예배는 수년 전부터 10월 마지막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하고 창립기념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다. 올해는 80주년 기념으로 우리 교회 출신 목회자 중 전 세계에 나가 선교사로 일하는 분들을 모셔와서 일주일간의 특별 새벽기도회에 설교자로 강단에 세워 드리고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
1945년 광복이 되고 일본이 물러가면서 서울 시내 도심에 흩어져 있는 8개의 천리교당을 우리 젊은 종교계 인사들과 신학생 대표들이 당시의 미군정 하지 장군을 찾아가 어차피 종교 시설이니 기독교에 주어서 교회를 만들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 장군이 그 제안을 받아들여 서울 시내의 천리교당이 일거에 기독교 교회창립지가 되는 귀한 역사가 이루어졌다. 실로 하나님의 크신 섭리였다.
우리 교회는 당시 신당동이던 현재 약수동 시장 쪽의 산 밑에 있던 천리교당을 이일선 전도사가 받아 창립했다. 훗날 한국의 슈바이쳐로 알려진 귀한 목사님이다. 교회 창립 80주년 기념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감개가 무량하다. 창립 50년사를 쓸 때부터 참여해서 은혜받았던 기억이 가슴을 밀고 올라오며 80고개도 훌쩍 넘긴 이 나이까지 건강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눈가가 젖어온다. 창립 90주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을까? 공로도 없으면서 욕심은 못말린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