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신앙 회복하는 이름다운 그리스도인
2025년 12월 4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중부지방에 드디어 첫눈이 펄펄 내려앉았다.
첫눈은 누구에게나 마음 깊은 곳의 순수한 감성을 깨우는 특별한 순간이다. 어릴 적 우리는 첫눈이 오면 이유 없이 설레었고, 하얀 눈밭을 보며 세상이 새롭게 열리는 듯한 기대를 품곤 했다.
어르신들 역시 첫눈을 맞을 때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고, 마음속에 아직도 살아 있는 소년·소녀의 감성이 은은하게 피어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설렘과 함께 곧 현실이 찾아온다. 눈이 오면 도로가 얼고 길이 미끄러워지고, 녹은 눈은 질척거려 생활의 불편을 가져온다. 아름다움과 불편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첫눈의 풍경이다.
신앙인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천국에 대한 소망을 마음 깊이 품고 살아가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움과 무거운 과제들이 우리의 삶을 짓누를 때가 많다. 그럼에도 기독교인은 현실의 무게를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슬기롭게 극복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어릴 적 우리는 “기독교인은 무엇인가 달라도 다르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정직하고 바르고 진실하며, 더불어 이웃을 섬기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을 설명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였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에서 1천만 명이 넘는 기독교 인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기독교가 세상으로부터 칭찬보다 비난과 질책을 더 많이 듣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교회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야 할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독교인이란 이름이 자랑스러워야 하지만, 오히려 조심스럽게 말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는 다시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한다. 첫눈이 온 세상을 덮으며 흰빛으로 정화하듯, 우리의 삶도 믿음의 본질로 돌아가 정직함과 성실함, 사랑과 섬김으로 다시 채워져야 한다. 세상이 인정하는 신뢰, 이웃이 체감하는 선함, 공동체를 살리는 정직함이 회복될 때 우리는 비로소 “기독교인은 역시 다르다”는 말을 다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첫눈은 매년 오지만, 우리의 마음에 첫사랑의 신앙을 회복시키는 순간은 자주 오지 않는다.
올해 첫눈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믿음의 사람답게 살라.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라.
하얀 첫눈이 세상을 덮듯, 우리의 삶도 다시 정결한 신앙의 빛으로 새롭게 덮이기를 소망해 본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