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목사님이 떠나신단다. 몇 년마다 있는 이동이지만 이번에는 아예 우리 교회를 떠나신다 하니 다시 뵙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참 괜찮은 목사님이었는데 섭섭하다. 사람이 사는 동안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건만 목사님과의 작별은 좀 남다른 것 같다. 마음을 열어 넣고 속 얘기를 다 할 수 있었던 분이어서 그런가 보다. 기도제목을 말하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위로를 받고 함께 기뻐하고 마음 놓고 기댈 수 있었던 분과의 작별은 예사로울 수가 없다.
일상에 떠밀려 살다 보면 이렇게 간절하게 아쉬운 마음도 떠나시고 나면 시나브로 잊혀져 언젠가는 안부 걱정도 사라져 버리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이번에도 또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만 이번에는 왠지 마음이 꽤 착잡하다. 아마도 내 자신이 나이가 들면서 철이 좀 들어서 은혜를 많이 받고 감사기도를 드릴 수 있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목사님께 의지도 많이 했고 말씀의 은혜도 많이 받아서 그런가 보다. 젊은 목사님이지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참 좋은 목사님이셨는데 못 만난다니 참 많이 아쉽다. 꼭 떠나셔야만 하는 건가? 어디 가셔도 많은 사람에게 덕을 끼치실 분이어서 앞길이 걱정되지는 않지만 남은 사람들이 걱정이다. 새로 오실 목사님도 좋은 분이시겠지만 떠나는 분에 대한 정이 한참동안 마음에 자리할 것 같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어딘들 오고 갈 수 없을까만 작별은 역시 애잔한 것인가 보다. 목사님 부디 새로 가시는 곳에서도 많은 성도들에게 은혜받게 하시고 그분들의 영혼을 위해서 목사님의 사랑을 듬뿍 안겨 드리시기 바랍니다. 저도 새로 오시는 목사님을 사랑하고 존경할게요. 교회는 예수님을 보고 나오는 곳이지만 목사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럴 때 알게 되는 것 같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려 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지키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지켜주시는 분이 바로 목사님 아니던가? 담임 목사님이 계시지만 큰 교회에서는 그 어른이 일일이 성도 하나하나를 챙기기는 어려우니 담당 교구 목사님이 우리의 목자이기에 그분과 정이 듬뿍 들 수밖에 없다. 목사님 부디 가시는 곳에서도 성령충만하시기 바랍니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