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5년의 끝자락에서 한 장 남긴 캘린더를 보며 한 해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국내적으로는 계엄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난 대선패배로 여소 야대 집권당이 하루 아침에 거대 여당 이재명 정부 등장과 특검정국으로 삼권분립 체제의 근간을 뒤흔든 격동의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보낸 2025년도 저물어 간다.
대외적으로는 스트롱맨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세폭탄으로 드리워진 먹구름 속 세계경제가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하강국면의 침체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바야흐로 각국은 피아구분 없는 막무가내 트럼프의 외교행태에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는 형국이다.
무늬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된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방정부 재정자립도는 아랑곳 않는 포퓰리즘의 선심성 행정 남발로 ‘정치적 경기변동(political business cycle)’이 재현될 것이다. 또다시 이념과 지역, 세대간 갈등이 광풍을 몰고 올 것이 불을 보는 듯하다.
여야합의로 해결할 국정과제가 사라지고 벼랑끝에서 보낸 정치권이다. 청년층 10명 중 3명이 정신적 탈진·에너지 소진 상태인 번아웃(burnout)을 경험한다는 어두운 뉴스가 들려온다. 청년실업자가 넘쳐나고 지방소멸시대 도래로 청년일자리 창출과 글로컬시대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국민들은 자기수준 만큼의 지도자를 뽑는다”고 처칠 경은 말했다. 결국 고장난 정부와 정치권을 고칠 장본인은 주권을 가진 국민일 수밖에 없다. 정치의 무능이나 정경유착으로 인한 부정부패도 결국은 국민의 책임이요, 정치권이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게 된 것도 역시 국민의 책임이다. 누가 뭐라고 하던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이 그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많은 정치인, 법조인, 교수, 그리고 종교인 등 지도자들의 자세가 정도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탄식이 그치지 않는 백척간두에 선 혼돈의 이 나라!
한국사회가 바늘만 얹어도 부러질 수 있는 낙타허리 같은 임계점, 즉 ‘혼돈의 가장자리’에 서있다는 상황인식은 오직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역사에서 그리고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국민은 앞날이 없다.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역사에서 경험하고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칼 세이건이 말한 대로 ‘하나의 파리한 파란 점’에 불과한 지구에서 “정치인들이여 이제 고개를 들어 광활한 우주를 보라.”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심장을 가진 지도자들이 많은 이 시대에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흐르게 할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과 비전을 가지고 AI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변곡점에선 시계제로 대한민국호를 연착륙시킬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나오길 소망한다.
지구촌 각국이 꿈과 희망보다 한숨과 절망으로 보낸 2025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어떤 사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살았다’기보다 ‘견뎠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대동지환(大同之患, 모든 사람이 다같이 당하는 환난)은 화가 아니다”고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당하는 고난은 응답의 전야임을 믿기에 견딜 수 있다.
다행히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즐겁게 살기만을 바라지 말고 허송세월 보내는 것을 두려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 해의 끝자락에서야 깨닫는다.
일모도원(日暮道遠), 해는 저물었는데 갈길은 멀다. 다시, 신들메를 고쳐매고 2026년을 향한 길을 떠나며. 아듀, 2025년이여!
조상인 장로
<안동 지내교회,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