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78년 12월 5일, 어느 섬마을의 작은 교회 부흥성회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그날은 내 인생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바뀐 날로 지금도 마음에 또렷이 남아 있다.
아내는 1975년부터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나는 사업차 그 섬에 들어가 아내를 만나 결혼했을 뿐 신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술과 담배를 즐겼고, 교회에 다니는 아내의 신앙을 이해하거나 존중하지도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 수요일 밤이면 술에 취한 채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내가 예배드리러 교회에 가 있으면 교회 앞을 일부러 지나며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불렀다. 아내는 그 소리가 부끄러워 교회 뒷문으로 먼저 집에 가 있어야 했다. 또 주일 낮에는 교회 정문 앞에 큰 대(大)자로 누워 예배드리러 오는 성도들이 후문으로 들어가게 만들기도 했다. 그 모든 모습은 하나님 앞에서도, 교회 앞에서도 참으로 부끄러운 죄인의 모습이었다.
1978년 12월 4일부터 사흘간, 순천에서 이현행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성회가 열렸다. 내가 출장 중인 사이 아내는 강사 목사님을 집으로 모셔 식사를 대접했다. 그런데 출장 일정이 취소되어 돌아와 보니 안방에서는 여섯 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고, 나는 말없이 작은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날 밤, 곁에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불을 켜 보니 목사님이 “조 선생, 함께 예수 믿고 천국 갑시다”라고 권면하며 밤 11시가 넘도록 기도하시길래 끝내 “내일 교회에 가겠다”고 약속하고서야 목사님을 보내드렸다.
다음날 ‘약속은 약속’이라는 생각으로 교회로 향했다. 정문을 여는 순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자 찬양하던 성도들이 모두 나를 돌아보았고, 이내 반가운 얼굴로 방석을 내어주었다.
설교가 시작되자 강사 목사님의 말씀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아내가 내 이야기를 목사님께 고자질했구나 하고 화를 내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을 만났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은혜 가운데 약 두 시간을 보낸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재 시무하는 교회에서는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2016년 12월 10일 장로로 세움을 받아 오늘까지 부족하지만 맡겨진 자리에서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나 같은 죄인을 끝내 놓지 않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회개하고 감사하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을 다시 살아간다.
조금용 장로
<땅끝노회 장로회장, 장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