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의 믿음, 다음세대를 향한 축복
서울노회 왕십리중앙교회(양의섭 목사 시무·사진)는 지난 12월 28일 양의섭 목사 원로·공로목사 추대식을 거행했다. 양의섭 목사는 32년간의 시무를 마치고 원로 및 공로목사로 추대 되었으며, 목회 44년의 여정을 정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양의섭 목사는 1957년생으로 정년 시무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미래와 건강한 세대교체를 위해 스스로 조기 은퇴를 결정했다.
원로·공로목사 추대 감사예배는 서울노회 부노회장 최영걸 목사의 인도로 부노회장 박승화 장로 기도, 홍종실 목사 성경봉독, 왕십리중앙교회 연합찬양대 찬양, 노회장 이언구 목사가 ‘경쟁으로 살기보다 경건으로 살아라’ 제하 말씀을 전했다.
추대식은 개회선언, 양의섭 목사 약력소개 및 가족소개, 원로목사 추대사, 왕십리중앙교회 시무장로 전원이 단상에 올라 원로목사 추대패 전달, 양의섭 목사 답사, 이철규 목사가 공로목사 추대사, 서울노회 노회장 이언구 목사가 공로목사 선포 및 추대패 전달, 성도들의 목사님을 회고하며, 교회학교, 표규선·양하영 교수·김온유 선생, 증경총회장 이성희 목사와 서울노회 직전노회장 이승철 장로가 축사, 윤정수 교수, 성목회 축가, 육근해 장로 광고,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축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의섭 목사 원로·공로목사 추대식을 보며>
“모세의 지팡이를 내려놓으며”
지난 12월 28일, 왕십리중앙교회에서는 한 목회자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시간이 이어졌다. 양의섭 목사는 32년간의 시무를 마치고 원로 및 공로목사로 추대되었으며, 그 자리는 44년에 이르는 그의 목회 여정을 조용히 되짚는 시간이 됐다.
양 목사는 1957년생으로 정년까지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교회의 미래와 건강한 세대교체를 위해 스스로 조기 은퇴를 선택했다.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 교회의 앞날을 먼저 생각한 이 결정에는 그가 평생 붙들어온 목회의 방향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날 오전 주일예배에서 양 목사는 시무 마지막 설교로 「모세의 지팡이를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부임 당시 “모세의 지팡이를 들고 이 강단에 섰다”고 고백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32년의 목회 여정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설교 도중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멈추는 순간도 있었고, 성도들 역시 말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전하던 순간이었다.

오후 1시 30분에는 교우들과의 송별회가 열렸다. 어린아이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권사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목사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스승의 노래’를 함께 불렀고, 이어 한 사람 한 사람을 포옹하며 눈물로 석별의 정을 나눴다. 오랜 세월 함께 걸어온 목회 여정의 깊이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감사예배에는 은퇴를 아쉬워하고 원로·공로목사 추대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들로 시온홀이 가득 찼다. 예배는 서울노회 부노회장 최영걸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고, 노회장 이언구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이어 왕십리중앙교회 시무장로 전원이 단상에 올라 원로목사 추대패를 전달하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노회 공로목사 추대패 전달과 함께 전 총회장 이성희 목사, 전 서울노회장 이승철 장로의 축사가 이어졌고, 교회학교의 축가는 예배에 따뜻한 울림을 더했다.

또한 양 목사가 지은 시에 딸 양하영이 곡을 붙인 노래 ‘해송’을 윤정수 교수가 불러 깊은 감동을 전했으며, 성동시찰 목회자들로 구성된 ‘성목회’의 축가도 이어졌다. 마지막 축도는 왕십리중앙교회 협동목사이자 실로암안과병원 병원장인 김선태 목사가 맡았다.
이날 예배에는 왕십리중앙교회 후임으로 내정된 최재욱 목사도 참석했다. 양의섭 목사는 그를 강단으로 불러 성도들에게 소개하며 후임 목회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청빙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으며, 결정된 후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한다고 밝히는 한편, 자신의 자녀들까지 교회를 떠나 후임 목회를 온전히 세워주겠다는 뜻을 전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주일마다 가장 바쁜 일정 속에 있는 목회자와 장로, 권사, 집사들이 원근각처에서 모여든 이날의 모습은 양의섭 목사가 44년 동안 교회와 노회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삶의 결실처럼 보였다. 낮은 자리에서 나누고 베풀며 연약한 이들을 품어 온 그의 목회가 말없이 증언되는 시간이었다.
사람은 떠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한다. 떠나는 자리에서 아쉬움과 존경, 감사가 함께 남는 목회자는 흔치 않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이다. 앞으로도 양의섭 목사가 새로운 자리에서 더욱 자유롭고 깊은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본이 되는 목회자의 길을 이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왕십리중앙교회 육근해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