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복음주의 교회의 공적 책임 모색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가치 질서의 혼란 속에서, 복음주의 교회가 어떤 신앙적 기준과 공적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복음주의 신앙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짚는 한편, 교회가 교회 안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사회·문화 전반의 도전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를 놓고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복음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를 향한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는 지난 1월 9일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 시무)에서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복음주의 교회의 입장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가졌다.
기도회는 선교부위원장 이민기 목사의 인도로 부회장 박노훈 목사가 ‘주의 뜻을 이루소서’ 제하 말씀, 부총무 박정완 목사가 ‘한국교회를 위하여’, 사회위원장 곽혜원 교수가 ‘우리나라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기도, 신촌성결교회가 특송했다.
부회장 박노훈 목사는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도는 단순한 소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복하며 살아가겠다는 신앙의 고백”이라며 “예수님께서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으셨듯이, 성도 역시 부분적 순종이 아닌 온전한 순종으로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노훈 목사는 “사람들은 종종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불행이 아니라 구원과 거룩, 참된 행복을 위한 선한 계획임을 믿어야 한다”며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순종할 때, 억울함과 손해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붙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성도를 기쁨으로 채우고,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발표회는 신학위원장 김윤태 교수 사회로 교회갱신위원장 박명수 교수가 ‘미국 복음주의의 정치참여와 오늘의 한국교회’, 교회갱신부위원장 조평세 박사가 ‘미국 보수주의와 기독교 민족주의의 대두’라는 제목으로 발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회장 임석순 목사가 인사했다.
박명수 교수는 “복음주의 교회는 더 이상 교회 내부의 문제에만 머무를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해 있으며, 세속화와 가치 혼란 속에서 공공 영역에 대한 책임 있는 응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교수는 “복음주의 신앙은 성경의 권위와 그리스도의 유일성, 전도의 우선성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지만, 오늘날에는 정치·사회·문화 전반에서 복음주의 신앙 자체가 도전을 받고 있다”며 “복음주의의 사회 참여는 시대에 순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은 교회가 침묵으로 물러설 때가 아니라, 복음에 기초한 분명한 세계관으로 시대의 질문에 답해야 할 때”라며 “신앙의 본질을 지키는 용기와 공공성을 회피하지 않는 책임이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평세 박사는 “최근 미국 사회에서 제기되는 ‘기독교 민족주의’ 논쟁은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공적 참여를 왜곡하거나 낙인찍는 측면이 있다”며 “미국 보수주의는 단순한 정치 이념이 아니라 자유와 책임, 도덕 질서를 중시하는 전통 위에서 형성돼 왔다”고 설명했다.
조평세 박사는 “기독교 신앙이 국가를 우상화하거나 특정 이념을 절대화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신앙이 공적 영역에서 배제되어서도 안 된다”며 “복음주의 교회는 강요가 아닌 설득으로, 이념이 아닌 복음으로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평세 박사는 “신앙과 정치의 건강한 긴장은 피해야 할 위험이 아니라 지켜야 할 균형”이라며 “복음주의 교회는 분별력 있는 참여를 통해 공공선과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총회는 감사 유관지 목사가 재정보고, 신임회장에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가 취임, 명예회장 이정익 목사 축도, 총무 이옥기 목사 광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