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유산은 부모와 공동체가 자녀에게 전수한 믿음
우리는 흔히 유산이라 하면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재산을 떠올립니다. 집과 땅, 예금과 주식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인 듯 여겨집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어르신들도 평생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어떻게 물려줄지 고민하며 노후를 준비합니다. 물질의 유산을 준비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고 책임 있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유산이 있습니다.
바로 믿음의 유산, 삶으로 남기는 영적인 자산입니다. 신앙적으로 말하는 유산은 ‘신앙의 분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믿음 안에서 주신 몫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돈이나 소유가 아닌 영적인 기업입니다. 구원의 은혜, 하나님의 자녀 됨, 영생의 소망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말씀과 기도로 누리는 평안, 성령의 인도하심도 귀한 분깃입니다.
성경은 더 나아가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유산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가장 완전한 선물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어르신들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진정 남길 것이 무엇인지 돌아봅니다.
“돈은 써버리면 없어지지만 믿음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고백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평생 성실히 살아온 분들이 결국 붙잡는 것은 재산이 아니라 신앙과 관계입니다.
기도의 힘, 공동체의 위로, 하나님을 향한 신뢰입니다. 신앙의 유산은 부모와 공동체가 자녀에게 전수한 믿음입니다. 말로 가르친 교훈보다 삶으로 보여준 모습이 더 오래 남습니다.
새벽마다 무릎 꿇고 기도하던 부모의 뒷모습, 힘들어도 예배를 놓치지 않던 신실한 태도,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던 자세가 곧 유산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보다 삶을 더 깊이 기억합니다. 성경의 디모데는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의 믿음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들의 신실한 신앙이 디모데의 인생과 사역을 이끌었습니다. 이는 믿음이 혈연이 아니라 삶의 본을 통해 계승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신앙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입니다. 가문의 유산은 대대로 지켜온 가치와 정신입니다. 민족의 유산은 역사 속에서 쌓아온 문화와 정체성입니다. 이 모든 유산도 중요하지만 세월 앞에서는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유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이 납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잡았던 기억은 다음세대의 인생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사회복지는 단순히 물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삶 전체를 돌보는 사역입니다. 그 안에는 정서적 지지, 관계 회복, 영적 돌봄이 포함됩니다. 믿음의 유산은 이러한 돌봄의 핵심이 됩니다. 어르신의 신앙 고백 하나가 가족과 이웃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물질의 유산은 언젠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유산은 영원히 남습니다. 돈은 나누면 줄어들지만 믿음은 나눌수록 깊어집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유산으로 남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자녀와 다음세대에게 어떤 삶을 보여주고 있는지, 우리의 선택과 태도가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믿음의 유산은 이 땅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아름다운 상급으로 이어집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잘하였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칭찬받는 인생이 바로 믿음의 유산을 남긴 삶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심는 믿음의 씨앗이 다음세대의 열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라지지 않는 유산,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기업을 삶으로 남기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