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정교한 타임테이블 위에서 드려지는 거룩한 응답의 예식이다. 그러나 오늘날 예배의 현장에는 정교함이나 치밀한 준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세상의 공연이나 작은 행사조차도 완벽을 기하기 위해 리허설을 거듭한다. 그러나 정작 창조주 하나님께 온전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치열하게 시연하고 준비하는가.
예배 위원은 예배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것을 책임지는 직책이다. 그런데 예배 위원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예배 준비는 각자 순서를 맡은 자들이 알아서 한다. 설교는 설교자가, 기도는 기도 맡은 자가, 찬양은 성가대가, 봉헌은 헌금위원이 각각의 습관대로 준비하지만, 정작 예배 자체를 점검하고 준비하는 사람은 없다. 즉 예배를 위한 리허설이 없는 것이다.
예배가 리허설 없이 진행될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날씨 예측에 실패해 설교 중간에 “에어컨을 켜라, 히터를 줄여라”는 등의 주문이 발생한다. 마이크 볼륨이 너무 크거나 작아서 중간에 “마이크 볼륨을 높여라, 하울링을 잡아라” 등의 잔소리가 공해처럼 예배 분위기를 망친다.
예배 위원들은 예배 전날이나 특정한 시간에 모임을 갖고 예배를 위한 리허설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가령 주일 예배 시간대의 날씨가 흐린지, 맑은지, 비가 오는지에 대한 예측을 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예배 중의 실내 온도가 몇 도가 될 것인가를 미리 파악하고 에어컨이나 히터의 온도를 몇 도로 할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냉난방을 설교 시간에는 꺼야 할지, 언제 다시 켜야 할지, 그것을 누가 담당해야 할지를 정해야 하며, 예상과 다른 실내 온도를 즉각 감지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해야 한다.
예배 순서를 맡은 인도자, 기도자, 설교자를 미리 파악해 각 사람의 목소리 크기에 따른 마이크 볼륨 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설교자를 중심으로 마이크 볼륨을 조정했다면, 예배 인도자와 기도자의 목소리 크기에 따라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할지, 거리를 띄고 사용할지를 미리 일러주어야 한다.
구약의 제사 제도를 보라. 제물은 미리 선별되었고, 제사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철저히 자신을 정결하게 했다. 이는 오늘날로 치면 가장 완벽한 리허설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 예배가 제사의 형식을 탈피했다고 해서 그 정신까지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리허설이 없는 것을 영성이라 착각하지 마라.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