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인류는 오래된 천사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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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생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의 표현이다. 화난 마음, 미워하는 마음속에 아름다운 천사의 얼굴을 발견할 수 없다. 작은 일을 가지고도 참지 못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그런 사람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다. 욕심으로 가득한 마음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적은 것을 가지고도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 사물을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이의 얼굴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나는 성직자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특히 수녀님들을 좋아한다. 수녀님들의 얼굴을 뵙노라면 천사의 얼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왜 그럴까? 그들의 얼굴에서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한 생애를 주님을 위해 희생의 제물이 되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일생 동안 교육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만났다. 그럴 때마다 어떤 제자의 얼굴에서는 천사의 얼굴 같은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스승보다 제자의 얼굴이 훨씬 낫구나 하는 자성의 마음을 가질 때도 있다. 

세상 사람들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사람과 세상의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구분해 볼 수도 있다. 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시기와 질투, 미움으로 가득 찬 사람의 얼굴은 세속화된 얼굴로 느껴진다. 화를 내도 말이 없고, 욕을 해도 말없이 웃는 얼굴은 천사의 얼굴로 느껴진다. 

천국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기 전에 네 마음속에 있다고 주님은 말씀하셨다. 천사의 얼굴이 많이 모인 곳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기쁨이 넘치리라. 탐욕으로 가득 찬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얼굴이 모인 곳에는 분쟁이 끊이지 않으리라.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천사와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얼굴이 많을수록 천국은 확대될 것이다. 탐욕의 노예가 되어 자기 몫만 채우기 위해 싸우는 곳마다 지옥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리라. 

우리의 생애는 순간이다. 순간을 살다가는 소중한 생애를 지옥의 얼굴들을 매일 부딪히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로 생각한다. 순간의 실존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 실존은 한번 가버리면 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소중한 실존을 작은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해 분쟁과 미움의 대상이 된다면, 실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한 천사와 깉은 얼굴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행복한 천사의 얼굴로 살아가기보다는 불행한 일들이 더 많이 엄습해 온다. 그럴 때마다 나 때문이라고 자책하기보다는 너 때문이라고 상대방을 원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원망의 마음속에서는 천사의 얼굴이 자생(自生)할 수가 없다. 

우리는 지옥의 얼굴들을 천사의 얼굴들로 바꾸어 천국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없을까? 나부터 변해야 한다. 나 자신이 천사의 얼굴인가, 지옥의 얼굴인가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이 마음을 비우고 사랑할 수 없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꿔질 때, 그리고 무거운 십자가를 내가 먼저 지고자 할 때, 지옥은 줄어들고 천국은 확대되리라. 오늘도 네 얼굴은 왜 그렇게 어두운 얼굴이냐, 말하기 전에 나부터 밝은 얼굴, 천사와 같은 얼굴로 바꿔지기를 노력하면서 이 땅에 천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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