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너무나 빨리 가는 것 같다. 결혼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주년을 앞두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집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믿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는다. 나는 하나님을 믿느니 내 주먹을 믿는다고 말을 했다. 그때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수 꼭 믿으세요.” 나는 우리 집사람과 사귄 지 1년 만에 세례를 받고 나서 결혼을 했다. 세례 받을 때 목사님께서 나에게 예수님을 믿게 된 동기를 물었다. 나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예수를 믿게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 자리에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누님만 네 분인 집안에서 어머니가 삼신할머니에게 백일 불공을 드리고 독자로 태어났다. 처갓집은 이곳 울산 언양에서 대대로 찐 믿음의 4대째 장로 집안이고 집사람은 그 막내딸로, 예수님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나와 결혼한다는 얘기가 있자 처가 집안의 모든 사람이 반대를 했다. 그때 유독 둘째 처남 당시 여의도순복음 교회 송 목사님만 우리 동생을 믿는다면서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 후 언양에서 BYC 대리점을 하는데 어느 날 스님이 찾아와서 집사람에게 당신 남편은 곧 죽을 목숨이라는 얘기를 하고 갔다는 것이다. 이번에 알게 됐지만 그 길로 집사람은 교회에 가서 지금까지 몇십 년간 나를 위한 기도를 해왔다고 한다. 가히 짐작할 수 없는 신앙의 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집사람은 교회 반주를 중2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어느덧 50년째 하고 있다. 새벽기도 반주도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새벽기도를 마치면 2시간은 기도를 하고 아침 8시쯤에 집에 온다. 그래서 각자 차를 가지고 새벽기도를 간다. 그리고 낮에는 또 3시간을 기도한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지 나의 믿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너무 기도를 많이 해서 그런지 얼마 전에는 집사람이 새벽기도 중에 교회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 건강도 걱정이 되어 이제는 내 차로 새벽기도에 갔다가 30분만 기도하고 함께 오기로 합의를 봤다. 그런데 내 차를 타고 교회로 가는 중에 이런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내 주 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하리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 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 순간 내 가슴이 뭉클하면서 눈물이 쏟아지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 사람은 정말 우리 가정을 위하여 못난 나를 위하여 한순간도 쉬지 않고 기도하며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의 길로 인도하고 있구나!
내가 예수 믿은 지 17년 만에 장로가 되었고 23년째 장로의 직분을 잘 감당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잘나서,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우리 송 권사의 지독한 기도의 내조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요즘은 함께 합창을 하면서 새벽기도를 간다.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집사람 송 권사를 통하여 믿음의 진리를 깨우쳐 주시니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김광택 장로
<울산노회 장로회장, 언양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