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한 오래된 교회 근처에 ‘호랑이 할아버지’라 불리는 어르신이 살고 계셨다. 교인들은 총동원 전도 주일에 전도를 나갈 때면 으레 그 집 앞은 피해 다녔다. 전도지를 들고 그 집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거친 호통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교회 가는 길목에 위치한 그 집은 전도자들의 발걸음도 멈칫하게 하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전도를 나선 이들이 공교롭게 할아버지와 마주쳤는데, 평소와 달리 어르신은 전도자들을 집으로 초대해 시원한 물을 대접하셨다. 그리고는 폭탄선언을 하셨다.
“나도 내일부터 교회 나가겠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전도자들은 충격과 감동에 휩싸였다. 거칠고 무섭기만 하던 어르신께서 교회에 가시겠다고 하실 뿐만 아니라 온 가족들을 모두 불러 함께 교회 나가겠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배경에는 노인교실이 있었다. 최근 노인교실에 참석하시면서 교회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었고 노인교실의 섬김을 통해 진심 어린 감동을 느끼셨다고 한다. 그날 그 앞을 지나던 전도자들이 바로 그 노인교실의 선생님들이었으니,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어르신의 이러한 변화는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서 펼쳐진 작고도 큰 기적이다. 노인교실이라는 사역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지도 여실히 보여준다. 교회의 대부분의 전도프로그램은 어린이, 청소년, 청년 등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역에 집중되어 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가 중요함은 물론이나 내일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노인들을 위한 전도 사역은 보다 시급한 사역이라 하겠다. 교회는 이 시급성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노인 선교에 열정을 다할 필요가 있다.
노인 전도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노인에게는 내일이 없다는 말은 죽음을 경고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금이 바로 복음을 전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알리는 진심 어린 간절한 외침이다. 하루하루가 생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는 생애주기의 어르신들께 복음은 더 이상 다음으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생명의 메시지일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죽음은 영원한 비극임을 우리는 안다. 안타깝게도 많은 노인들이 신앙 없이, 혹은 구원의 확신 없이 그 문턱에 서 있다. 복음은 희망의 통로이다. 어르신들은 단지 복음의 수혜자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들의 변화된 삶은 곧 가족과 공동체, 다음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복음의 통로로 전달자가 되기도 한다. 바로 호랑이 할아버지처럼 말이다. 그의 결단은 가족 전체를 교회로 인도했고,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출발점이 되었다.
이제 교회는 노인을 위한 복음 전도에 보다 전략적이고 따뜻한 접근을 시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노인교실과 같은 사역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서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참된 의미와 소망을 전하는 복음의 통로다. 하나님은 오늘도 노인의 마음을 두드리고 계신다. 우리에겐 주가 두드리신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시간이다. 하나님의 시간은 결코 늦지 않다. 노인 선교는 교회의 미래이자,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의 사명이다.
강채은 목사
<사랑교회, 前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