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서른세 번  도전 끝에 이룬 신화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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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 안과병원을 설립하기까지 (2)

기적은 기적을 낳고

이제 사랑의 기적은 실로암 안과병원 건립을 시작하며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다. 병원의 실정에 맞도록 재공사를 해 30병상을 만들어 현재의 4층 건물이 되도록 한 것이다. 처음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앞 못 보는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연세 높으신 환자 분들이 올 때면 3층까지 몇 번이고 쉬면서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실로암 빛의 집을 준공하면서 안과병원과 빛의 집 건물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놓아 이 불편은 없앨 수 있게 되었다.

그 당시로서는 이와 같은 환경도 하나님이 주신 사랑의 기적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 장소를 통해 수많은 실명자나 시각장애자들이 훌륭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은 주님께서 행하신 실로암의 기적이 오늘의 실로암의 기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믿는다. 여러 가지 기적의 사역은 계속되었다.

골수암으로 양다리를 절단하고 두 눈은 백내장으로 앞을 볼 수 없는 형제가 빛을 찾았고, 한 가정의 열한 형제 자매가 어둠에서 광명을 찾는 기적이 일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청각장애아와 시각장애아, 그리고 선천성 당뇨 등 중복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소년에게 빛을 안겨 주어 혼자 걸어다닐 수 있게 한 기쁨의 감격도 실로암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실로암 안과병원 의료진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직접 찾아오셔서 구원을 선포해 주신 그 사랑을 이어받아 전국의 시각장애인학교를 직접 찾아가서 시작장애로 고생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진료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진료 받은 학생들 가운데 개안 수술을 받으면 빛을 찾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 형편에 따라 왕복 여비를 제공하면서 실로암에 입원해 무료로 수술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 이곳을 통해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어둠에서 빛을 찾았으며 아울러 복음도 듣게 되었다. 이 사실은 한국 선교 역사에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노라면 보람 있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안타깝고 괴롭고 고뇌에 휩싸이고 우울할 때가 있다. 내가 실로암에서 일하면서 겪은 안타깝고 가슴 아팠던 일이 있다.

본원을 개원한 후 2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개안 수술 사업을 후원하는 밀알회 회원 중 한 분이 키가 작고 가냘프게 생긴 앞 못 보는 소녀를 데리고 왔다.

성도 이름도 없는 그 소녀는 영등포 근방에 산다고 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인 그녀를 뒷방에 감추어 놓고 바깥 세상과 격리시켰고, 음식도 목숨을 겨우 이어갈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주었다고 한다. 때문에 영양실조로 귀도 안 들리고 말도 못하고 발육도 안 된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빨리 안과 진료를 받았더라면 시력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물건을 손에 쥐어 주면 무엇인지 몰랐고 빵을 입에 넣어 주어야 그것이 먹는 것이라는 것을 알 정도였다.

그녀의 외모는 여덟 살 정도로 보였으나 실제 나이는 열여덟 살이라고 했다. ‘앞을 못 본다고 얼마나 학대하고 굶기고 때렸으면 그 지경이 되었을까. 내가 만일 그때 여유가 있었더라면, 그 소녀를 예전부터 알았더라면 우리 집에 데려다가 교육도 시키고 먹는 것도 풍족하게 주어서 건강을 회복시켜 주었을텐데…’ 아직도 그 일이 내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 그 소녀가 생존하는지 유명을 달리했는지 알 길은 없으나 가끔 그 소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내가 고모집에 있을 때 그 댁에 손님이 오면 뒤뜰 안에 감춰 놓고 윽박지르고 때리던 것을 생각하니 소녀가 더욱 가엾게만 느껴졌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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