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명을 잇다] 김춘곤 위임목사(서울서북노회 / 구파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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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이어지고, 신앙이 흐르는 교회

삶의 전 구간을 책임지는 교회, 구파발교회가 그리는 미래

구파발교회는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교회가 침체를 겪던 흐름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과 회복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담임목사로 김춘곤 목사가 부임한 2022년 당시 주일 출석 600명 수준이던 교회는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 2천 명을 넘어섰다. 김춘곤 목사는 이 현상을 단순한 수치가 아닌 “하나님께서 교회를 다시 세우시는 방식”이라고 담담하게 설명한다.
“저는 부임 당시 ‘교회를 성장시키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먼저 ‘교회가 건강한 상태로 다시 서게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하나님께서 수치를 넘어서 교회를 건강한 상태로 바꾸고 계셨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교회학교 성장이다. 불과 몇 년 전 250명 수준이던 아동·청소년부 출석이 지금은 550명을 넘어섰다. 김춘곤 목사는 이를 “하나님께서 먼저 다음세대의 생명을 일으키셨다”고 표현한다. 다음세대가 살아나면 부모 세대가 움직이고, 부모 세대가 자리잡으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는 것이 김 목사의 목회철학이다.

안정된 세대교체가 만들어낸 새 흐름

김춘곤 목사는 부임 당시 가장 먼저 ‘교회의 흐름을 흔들지 않는 것’을 마음에 두었다고 한다. 오을영 원로목사의 은퇴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새로운 리더십 교체는 구파발교회가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도해온 과정이기도 했다.
김춘곤 목사는 “새로운 목회자가 온다고 해서 기존의 것을 부정하거나 다시 짜맞추면 교회는 반드시 아픔을 겪게 됩니다. 저는 오히려 ‘교회가 이미 잘하고 있던 것’을 배우고, 그 흐름 안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김 목사는 부임 첫해에는 교회 조직과 사역 구조를 거의 손대지 않았다. 대신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고, 장로들과 교제하고, 교구를 직접 다니며 교회의 결을 느끼는 데 집중했다. 이 ‘천천히 들어가는 방식’은 교회 전체에 안정감을 줬고, 장년층과 청장년층 모두에게 신뢰를 만들어냈다. 그 신뢰가 교회를 흔들림 없이 다음 단계로 이동시켰다.
“큰 변화는 늘 작은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급하게 건물을 바꾸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청장년층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장년층도 새로운 목회자가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마음을 열었다. 이 균형은 이후 모든 사역 변화의 기초가 되었다.

연속성 있는 신앙교육, 다음세대 다시 세워

교회의 변화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전환점은 다음세대 교육이었다. 김춘곤 목사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사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부임 초기부터 아이들이 신앙을 잃지 않고 자라려면 교육의 연속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김 목사는 영아부부터 고등부까지 모든 교 육부서의 커리큘럼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묶었다. 그동안 부서별로 다른 교재를 사용하면서 생겼던 단절을 없애기 위해 3년 순환형 통합 공과를 도입했다. 이렇게 하면 한 아이가 교회학교 전 과정을 지나며 성경의 큰 흐름을 최소 네 번 이상 배우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그림과 이야기 중심으로, 중학생이 되면 해석 중심으로, 고등학생 때는 실제 삶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깊이를 더하는 구조다.
“아이들이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선명히 아는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은 갈수록 강한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밀어넣는데, 아이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교회는 그 아이들을 그냥 세상으로 보내서는 안 됩니다.”
킹덤블레싱(영아부), 킹덤시드(유아부), 킹덤키즈(유치부), 킹덤드리머(유년부), 킹덤빌더(초등부), 킹덤스타(소년부), 킹덤미라클(중등부), 킹덤아미(고등부) 등으로 교회학교 전체는 ‘KINGDOM(하나님 나라)’이라는 비전 아래 다시 묶였다.
아이들이 단지 교회에 ‘오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제자로 자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부모 세대를 움직였고, 교회의 젊은 세대가 생기를 찾는 결과를 낳았다.

가정과 교회 잇는 부모교육, 청장년의 중심을 잡다

다음세대 교육의 변화는 곧 부모 세대의 변화를 요구한다.
“수십 년 전에는 교회에서 아이들의 신앙이 결정됐다면, 이제는 아이들의 신앙은 교회보다 가정에서 결정됩니다. 부모가 움직여야 아이가 삽니다.”
김 목사는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사역에 큰 비중을 두었다. 특히 청장년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교구에서 부모교육이 시작되었다. 교회는 주기적으로 부모교육 세미나를 열고, 가정예배 자료를 제공하며, 부부와 부모 소그룹을 활성화했다.
김춘곤 목사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신앙의 첫 현장이라는 것을 부모님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회가 100을 가르쳐도 가정이 0이면 오래가지 못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교회 표어를 ‘가정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으로 잡은 것도 같은 흐름이다. 김 목사는 주일 오후예배를 가정예배 형태로 전환해 ‘가족이 함께 예배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신앙은 결국 삶이 되어야 합니다. 삶이 되려면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가정이어야 합니다.”

제자훈련으로 평신도를 세우다

김춘곤 목사의 목회 철학 중심에는 제자훈련이 있다. 특히 평생 말씀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장로님들이 먼저 제자가 되어야 교회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직접 개발한 교재로 장로들과 제자훈련의 시작이었다. 현재 3년여 동안 축적된 자료들을 모아 교재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 목사는 매주 주일 오후 장로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교회의 비전과 방향을 공유했다. 이 과정은 당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다시 세워지는 계기가 되었고, 교회의 영적 중심이 강화 되었다. 이후 교회는 항존직 제자훈련을 필수로 규정했고, 앞으로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제자훈련까지 확대하려고 한다.

성도가 직접 움직이는 선교, GM5가 만들어낸 기쁨

구파발교회 선교사역의 가장 큰 특징은 ‘성도가 직접 움직인다’는 점이다. 김춘곤 목사는 7년간 필리핀에서 사역한 선교사 출신이다. 김 목사는 선교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고 경험했다. 그래서 선교를 말할 때 항상 ‘관계’라는 단어를 반복한다.
“선교는 돈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이 움직여야 선교가 살아 있습니다.”
김 목사가 도입한 GM5(지엠파이브) 운동은 다섯 명 또는 다섯 가정이 한 그룹이 되어, 그룹이 원하는 선교지(국내·국외)를 위해 물질로, 기도로 섬기는 선교 운동이다. 즉 한 팀을 이루어 직접 정한 선교지 혹은 미자립교회와 연결된다. 이들은 매달 후원금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나 기도하고, 메시지를 주고 받고, 1년에 한 번은 선교지를 방문해야 한다. 초기 56개 그룹에서 시작된 GM5는 현재 70개 그룹으로 늘어났다.
“어떤 그룹은 제주도에 성도 2명이 모이던 작은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 팀에서 예배 장비와 음향을 갖출 수 있도록 헌금을 했고, 직접가서 설치까지 했습니다. 지금은 성도 20명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제주도 뿐만 아니라 해외와 국내에서 자발적 선교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교가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지 성도들이 몸으로 느끼는 것이 제게는 참 감사한 일입니다.”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 예배당의 문을 열다

구파발교회는 지역 주민에게 열린 교회를 지향한다. 김 목사는 “교회가 닫혀 있으면 지역도 닫힙니다. 교회가 먼저 문을 열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 중학교 축제를 교회 예배당에서 열도록 허락한 것이다.
교회 내부에서는 시설 훼손 우려나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김 목사는 “학생들이 교회에 발을 들이는 것 자체가 선교”라며 흔쾌히 개방했다.
그 결과 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은 바뀌었고 학교와의 관계도 깊어졌다.
“요즘 아이들은 교회에 오기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교회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성도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교회

김춘곤 목사가 목회 중 가장 마음 깊이 경험한 장면 중 하나는 요양원에 있는 원로장로를 심방하던 때였다.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한 이가 생애 마지막 시기에 신앙의 돌봄에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김 목사는 깊은 묵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가 태어나는 아이만 축복해 주고, 장성한 성도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그 영혼을 지켜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깊이 느꼈습니다.”
김 목사는 장기적으로 교회 인근에 작은 요양원을 운영해 성도들이 마지막까지 신앙 안에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그의 목회철학에서 교회의 책임은 단순히 예배를 제공하는 기능이 아니라, 성도의 ‘처음과 끝’을 품는 사명이다.

구파발교회가 그리는 미래

구파발교회가 지난 몇 년간 경험한 변화는 단순한 양적 성장의 결과가 아니다. 다음세대 교육의 연속성, 가정과 교회의 연결, 성도의 직접 참여가 있는 선교, 평신도 중심의 제자훈련이라는 흐름이 하나의 강물처럼 이어지며 교회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교회는 세대를 잇고, 신앙을 흐르게 하고, 성도의 삶 전체를 책임지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구파발교회가 바로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구파발교회에서 시작된 이 흐름은 한 공동체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 안에 세대와 세대를 잇고 신앙을 다시 흐르게 하는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고 있다.
/박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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