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떤 사람들은 ‘한밤중에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많은 시체들이 무덤 안에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무덤에서 도깨비불이라고 불리는 불이 번쩍번쩍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바로는 공동묘지는 무섭지 않다. 내가 거지 생활을 하는 동안 여름이면 거리 동료들과 함께 묘를 베개 삼아 그 곳에서 며칠 밤을 잔 적이 있다. 그리고 낮이면 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상돌 위에서 앉아서 놀기도 하고 옆 밤나무에 밤도 따먹고 보리수도 따먹으면서 즐긴 적이 있었다. 나는 지금도 밤에 혼자서 공동묘지 앞을 걸어가 자신이 있냐고 묻는다면 서슴지 않고 자신 있다고 대답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깊은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나는 일’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옛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정신만 차리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게 이 세상에서 가정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생을 통해 얻은 진리이다.
6.25전쟁이 맹렬하게 벌어졌을 때 사람을 죽이고 살아있는 아기를 남의 집 앞마당에 생매장시키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여기저기 버려진 아기들이 엄마를 찾으며 밥 달라고 울부짖는 것을 보기도 했다.
또 내가 일반 교회에서 중·고등부를 지도했을 때 있었던 일인데, 남녀 학생이 열렬하게 연애를 했다. 둘이 함께 뒷골목이나 산, 그리고 제과점과 극장에서 만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있다고 하기에, 선생님으로서 신앙적으로 충고하면서 지도를 했는데도 둘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에 그 두 학생은 상급학교에 진학하지도 못하고 결혼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 돼지나 소에 전염병이 돈다는 것이 발표됐을 때 살아있는 소와 돼지를 땅에 묻어 버리는 것도 보았다.
이처럼 사람은 무섭다. 친구가 변해서 원수가 되기도 하고, 부부가 서로 살면서 맞지 않는다고 남편이 부인을 여섯 토막을 내서 죽이는 끔찍한 사건도 있었다. 어쨌든 속이고 모략하고 배신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가장 무섭다.
또 누군가 내게 사람 다음으로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돈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돈은 땀을 흘리고 노력해 얻을 수 있으며, 온갖 힘을 다해야만 드디어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법이다.
그러나 꼭 그런 이유 때문에 돈이 무섭다는 것만은 아니다. 나는 나의 삶을 통해서 돈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는데, 시각장애인 중에서 나만큼 교회와 단체 그리고 개인을 만나서 사랑의 헌금을 요구한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또한 나만큼 각 교회를 순회하면서 설교를 많이 한 목사도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시각장애인이라고, 또는 멀리서 왔다고, 설교를 잘했다고, 과거에 친분이 있다고 해서 사례금을 더 주거나 넉넉하게 주는 곳은 별로 없었다. 30년 간 너그러운 사랑을 받았다면 불과 서너 사람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감격적인 일이 있었다. 수차례 설교를 했지만 교회에서는 교통비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그것을 본 몇몇 목사의 사모님들께서 봉투를 만들어 집에 가서 부인에게 주라고 주머니에 살짝 넣어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분들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고맙긴 하지만 내 양심상 그것을 받을 수는 없었다.
이 모든 것을 경험했을 때 돈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현대사회에서는 그 무서운 돈이 큰 힘을 지닌 요술방망이처럼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네 보물을 하늘에 쌓아 놓으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내가 처음 본 나이아가라 폭포
나는 70년대에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과연 미국은 어떨까? 한국에 와 있던 선교사나 미국 군인들을 만나보았을 때 그 나라는 먹을 것과 입을 것도 풍부하고 말만 하면 뭐든지 척척 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곳에 와 있던 미국 군인들이 지나가면서 껌과 초콜릿, 사이다 등 먹을 것을 던져 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미국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기에 먹을 것을 던져주는 것일까?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