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학습증진, 뇌와 마음의 회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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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등교 거부, 아이의 비명 ①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학교에서 자퇴를 하라고 합니다. 선생님, 저희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진료실을 찾은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의 어머니는 넋이 나간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성실했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결석을 밥 먹듯 하더니 급기야 학교 측으로부터 자퇴를 권유받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아이는 등교를 거부한 채 가출을 일삼았고, 부모의 애타는 권유에는 짜증과 반항으로 일관했습니다. 임상종합심리학적 평가와 면밀한 진단 결과, 이 아이의 상태는 단순한 사춘기 방황이 아닌 치료가 시급한 ‘청소년 우울증’이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결석을 병가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진단서를 발급하며 학교의 배려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큰 벽은 학교 현장에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신체적으로 멀쩡해 보이는 아이가 무슨 우울증이냐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정신을 못 차려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훈계와 정죄의 잣대만 들이댔습니다. 교육 현장의 지도자조차 아이의 아픈 마음을 ‘비행(delinquents)’이나 ‘문제아(troublemaker)’의 소행으로 치부해버리는 편견,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청소년 우울증은 정서적 슬픔을 직접 표현하는 성인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임상에서는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 부릅니다. 무단결석과 지각, 잦은 다툼과 자기 파괴적인 행동들은 사실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니 제발 나를 도와달라”는 아이들의 처절한 구조 신호입니다. 202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7.3%에 달하며, 특히 여학생은 44%를 상회할 정도로 정서적 위기가 심각합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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