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어떤 것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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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한 남자가 가방 위에 종이 쪽지를 놓고 지나간다. 고개를 들어보니 모든 사람 무릎에 그 종이들을 다 놓고 가는 것이다. 내용을 읽어보니 자신은 정신 지체 장애인인데 동생이 아파서 치료비를 얻으러 나섰으니 좀 도와 달라는 호소문이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처지이며 동생도 장애인이라는 것이었다. 

순간 이럴 때 저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으로 그를 돕는 것인지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돕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급하게 두 생각이 엉켰다. 의타심을 키우지 않아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내 손은 꼼짝을 하지 않았다. 그 남자는 내 앞에 와서 한동안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다행히 나는 책을 읽고 있었던 터라 역시 꼼짝 않고 책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무거운 침묵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종이쪽을 집어 들고 내 앞을 떠났다. 그의 표정을 살필 용기가 없어 궁금하지만 그대로 앉아있었다. 막상 그가 떠나고 나니 다시 새로운 갈등이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너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이기에 그토록 모질단 말이냐는 자책이 밀고 올라왔다. 오죽하면 멀쩡한 사람이 구걸에 나섰겠는가를 한 번 생각해 볼 아량도 없더냐고 꾸짖는다. 아니다 네가 옳은 거다. 아직 젊은 사람인데 의타심을 키워주는 것은 더 나쁜 죄악이다, 알량한 선행이랍시고 돈 몇 푼 쥐어 주면 그를 파멸로 밀어 넣는 것이다 하며 두 생각이 치열하게 싸운다. 그래 과연 어느 것이 선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좀전에는 당연히 진정으로 그를 돕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매정하게 끊음으로 해서 그를 구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지금은 왜 흔들린단 말인가? 어쩌면 나도 정답을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다. 하나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선하다고 하실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과연 그의 미래를 위해 지갑을 열지 않았더냐는 물음에 흔쾌히 대답할 수 있느냐는 것이 더 문제였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 할지라도 아까운 생각에 손이 움직이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느냐고 대답을 재촉한다. 그래 정말 순수하게 그의 미래만을 생각해서 매몰찰 수 있었다면 그것은 선행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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