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독교 미디어 길 모색
세계한인기독교방송협회(이사장 이영훈 목사, 회장 김하나 목사, 이하WCBA)는 지난 4월 22일 명성교회 글로리아커뮤니티센터 컨퍼런스룸에서 ‘AI 시대, 기독교 미디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에서 기독교 미디어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별세미나는 김재원 아나운서의 사회로, 인공지능안전연구소 김명주 소장이 ‘AI시대, 미디어 이슈’, 스파크AI교육연구소 마상훈 소장이 ‘AI, 방송선교의 날개를 달다’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김명주 소장은 “AI는 선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도구”라며 “같은 기술이 번역과 선교에 쓰일 수도 있지만 사기와 조작, 범죄에도 동일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지금의 AI는 매우 똑똑하지만 아직 신뢰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며 “오류와 왜곡, 이른바 ‘환각’ 문제는 미디어 환경에서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몇 초의 음성만으로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만들고 영상까지 조작할 수 있는 시대”라며 “이미 해외에서는 AI로 만든 가짜 인물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거액을 송금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주 소장은 “AI 시대의 가장 큰 위기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라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워질수록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AI가 만든 콘텐츠는 반드시 표시되어야 한다”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보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명주 소장은 “법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며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하는 사람의 윤리”라며 “기독교 미디어는 무엇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묻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상훈 소장은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며 “우리는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AI는 이미 도구를 넘어 비서, 확장된 두뇌를 거쳐 이제는 함께 일하는 동료의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 편집, 번역, 기획까지 대부분의 작업이 AI로 가능해진 시대”라고 설명했다.
마상훈 소장은 “생산량이 많아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메시지와 진정성”이라며 “AI는 답을 주지만 방향을 정해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며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져야 한다”고 했다.
패널토론에는 김명주 소장과 마상훈 소장, 한국기독교AI위원회 공동위원장 안종배 교수, 한국기독공보 이재규 사장, EY AI 여성주 상무가 참여해 AI 시대 기독교 미디어의 현실적인 방향을 논의했다.
한국기독공보 이재규 사장은 “텍스트 중심의 기독교 언론이 AI 시대에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며 “이제는 기사 생산을 넘어 영상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규 사장은 “기독교 언론은 오랜 역사와 신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콘텐츠 전달 방식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어떤 플랫폼이냐보다 무엇을 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상훈 소장은 “기독교 미디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AI를 통해 텍스트와 영상이 융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성경 자체가 이야기인 만큼 기독교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 환경 속에서 숏폼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종배 회장은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가능성’이 아니라 ‘정당성’”이라며 “기독교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보다 사용할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주 상무는 “AI는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고 인간은 판단과 해석을 맡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기독교 영역에서도 자체 데이터와 기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상무는 “기독교에 특화된 AI 환경을 구축하지 않으면 왜곡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적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주 소장은 “AI로 시간을 절약했다면 그 시간을 더 깊이 생각하는 데 써야 한다”며 “오늘의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영적 갈증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기독교 미디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 시대일수록 그 본질을 더욱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AI 시대 기독교 미디어가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 콘텐츠의 본질과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기술 활용 능력과 함께 복음의 본질을 지키는 기준과 분별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또한 내부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미디어로의 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스토리텔링과 플랫폼 전략, 기술 활용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박충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