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세속화를 이기는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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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는 엘리트 의식을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이 세속적인 의식에서 얻어지는 감정은 마력과 같은 것으로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교회는 시대정신이 되어버린 세속적 가치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세속성이란 무엇인가? 세상적인 것을 사랑하면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남에게 지기 싫어서 허세를 부린다. 사악한 현상을 보면서 개 개인의 안위를 위해 묵인하며 모른 채하는 것이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모른 채했던 독일 교회도 세속성에 젖어 있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다. 물질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다. 자기만을 사랑하는 것, 이기적인 생활 태도, 돈을 사랑하는 것, 쾌락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겨하는 것,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 질보다 양적인 성장에만 매몰되는 것, 진리를 세상적 가치와 타협하는 것 등은 세속성이다. 신실함과 경건과 영적 헌신을 하나님께서는 귀중히 여기신다. 신령한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감정이 좋아하는 것, 눈과 귀가 즐거워하는 것들에 마음의 시선이 가고 있다면 세속화된 탓이다. 찬양을 사람의 감정 고조에 초점을 맞추며 분위기 조성을 중시하는 것도 세속성이다. 나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며 나의 명성과 이미지가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중요하게 잠재되어 있으면 세속화된 것이다. 집, 정원, 서재 등이 나의 신분에 대한 상징으로 작용한다면, 내가 시무하는 교회의 건물, 교인 수, 교회가 제공해 주는 사례비, 고급 차량에 은근히 자긍하는 마음이 있다면 세속성이다.

이런 사람의 마음 안에는 교만이 자리 잡고 있다. 겸손과 사랑이 차지할 공간이 없다. 우리 주님은 머리를 둘 곳이 없으셨다. 사도 바울은 형언할 수 없는 빈곤의 삶을 살았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현대 사회의 조류나 철학을 복음에 적용시켜 맞추려 한다. 참으로 복음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국제 정세와 사회 현상에 하나님 말씀을 어설프게 적용하며 마치 새로운 신학이나 어떤 계시를 받은 듯이 포장하여 자신을 과시하려 든다면 위험한 세속성이다. 어떤 유명한(?) 목사님 설교를 방송으로 듣는다. 이런 저런 자랑을 한다. 자신이 한국교회의 지도자이고 자존심이라고 말한다. 거룩한 강단에서는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설교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자신을 드러내는 태도는 하나님 앞에 두려운 일이다. 교만이 스며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얼마큼의 지식을 갖추었다고 여기는 지성인들이 나름대로 성경을 해석하려 덤비는 것도 민망한 일이다. 서구 교회의 세속주의는 계몽사상과 함께 살아계신 하나님을 그들의 마음에서 몰아냄으로써 시작되고 형성되었다. 기독교 교리와 윤리를 그들의 철학으로 설명하고 대치하려 들었다. 과학이 만능인 것처럼 착각한 데에서 세속성은 가속화되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은 오늘 서구의 예배당을 빈 공간으로 만들어 세속화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영원한 세상을 기업으로 받은 그리스도인은 덧없는 세상적인 가치와 야망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이유도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삶이 성령님께 지배를 받고 있다면 우리의 관심은 그분의 관심과 같아야 할 것이다. 교회의 세습을 원하는 분들은 그 마음이 세속적인지 아닌지 자신의 양심에 물어보아야 한다. 무릎 꿇고 기도드리면서 하나님께 아뢰어 보아야 한다. 우리는 주님의 가시 면류관은 외면하면서 월계관은 쓰고 싶어 한다. 십자가는 묵상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보좌에 올라 인기를 누리며 회중의 환호를 기대하지는 않는지 성찰해 봐야 한다. 이런 사람이 주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설교의 황제로 존경받던 스펄전 목사는 영국 침례교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까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고난의 길을 택했다. 그는 실용주의 철학과 세속화 정신이 교회에 들어오는 것을 비통해 했다. 세속화된 목사님과 교인들은 죄와 의와 심판에 관한 말씀을 싫어한다. 축복과 은혜에 관한 설교만을 좋아한다. 영혼을 생명의 길로 인도해야 할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인기만 염려한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무수한 회의, 인간 중심의 행사들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스펄전 목사의 말이다. “우리는 루터와 칼빈을 칭찬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누구도 그와 같은 일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김용관 장로
<본보 논설위원·광주신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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