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토론토「큰빛교회」임현수목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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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1955~ ) 목사가 2015년 1월, 북한에 체포되었다가 2017년 8월, 949일(약 31개월) 만에 극적으로 풀려난 이야기는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 들은 바 있으나 그가 외국인(캐나다)이라는 점 때문에 당시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해(2021) 8월 초, 토론토『큰빛교회』의 설립자이자 한국교회음악의 아버지, 박재훈 목사의 소천소식이 전해지면서 나는 그 장례식의 내용을《신앙산책》에 올리느라 『큰빛교회』 2대 담임 임현수 목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그가 서울CBS TV 《새롭게 하소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가 겪은 북한에서의 억류상황을 소상히 인터뷰하여 외부에 알려지면서 우리는 새롭게 임현수 목사를 알게 되었다. 이미 그 인터뷰 내용을 확인한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임목사의 증언이 너무 감동적이고 놀라워 1시간 13분간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 자료를 요약하여 《신앙산책》에 ‘(上)-(下)’ 두 번에 걸쳐서 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임현수 목사는 청년시절 CCC(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로 활동하다가 1986년 캐나다로 이주, 1984년 박재훈 목사가 개척한 토론토 『큰빛교회』를 도와 28년간 목회를 하였고, 1997년부터 110여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여 고아원, 양로원, 탁아소 등 인도적인 지원활동을 해왔으므로 임목사는 캐나다는 물론 전 미주 지역에서 앞장서서 북한선교를 이끌어온 분이다.

임목사가 20년 가까운 오랜 세월동안 북한을 헌신적으로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갑자기 그를 체포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여러 가지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번 그의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지게 되었다. 다음은 임목사의 회고담이다. “한 번은 뉴욕지역에서 기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내용은 절대로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는 ‘대외비(對外秘)’를 전제로 했는데 어느 장로님 한분이 북한을 돕고자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좋은 뜻으로 제가 한 이야기를 모두 편집을 하고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더빙을 하고 자막까지 넣어서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리신 겁니다. 물론 북한에서도 이 내용을 보게 되었고 결국 유인책(誘引策)을 써서 저를 체포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2015년 1월, 북한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 선교사를 통해 임목사에게 급한 연락을 보내왔다. ‘의논할 게 있으니 북한에 와 달라’는 얘기였다. 임목사는 당시의 미국에서의 일정이 바빴으나 ‘단 하루’라고 해서 수락을 하였고 1월 30일 나진으로 갔더니 담당자가 하루 더 묵고 다음 날 평양에 가서 부서장을 만나자고 해서 같이 갔던 선교사는 중국으로 보내고 아무런 의심 없이 평양으로 가게 되었다. 다음날 회의를 약속하고 그날 저녁 호텔에서 잠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호텔로 7~8명의 군인들이 들이닥쳐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리고 차에다 집어넣더니 태워간 곳이 평양의 어느 구치소였다. 그는 약식 재판을 받아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하고 국가 전복 행위를 감행했다”는 죄목으로 ‘종신노동형’이 선고되어 949일간 갇혀있는 동안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게 되었다.

평안북도 소재 외국인 특별교도소 독방에 감금되었는데 감시카메라가 방에 2대, 화장실에 1대, 그 외 바깥 공간에 수십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를 감시하던 간수들은 모두 권총을 소지했다. 임 목사는 열악한 음식과 간수들의 언어폭력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오래 동안 설사를 계속했으며 수감된 지 두 달 만에 체중이 20㎏이나 빠지게 되었다. 

일주일에 6일간, 하루 8시간씩 하루도 예외 없이 강제 노동이 시작됐다. 한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진흑(석탄)덩어리를 캐내기 위해 곡괭이질을 계속하다보니 상체는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발가락은 동상에 걸리게 되었다. 얼어붙어 꼼짝도 않던 흙덩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갈라지는 금이 보이더니 이윽고 흙덩이가 부서지기 시작하였다. 반복되는 곡괭이질에 땅에 진동(振動)이 생기고 충격(衝擊)이 가해지면서 분리(分離)가 일어나고 이윽고 파쇄(破碎)의 단계로 옮겨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진동 → 충격 → 분리 → 파쇄’의 앞의 첫 글자를 따서 ”진충분파(振衝分破)“라는 사자성어를 만들어 이를 중얼거리며 작업을 하였다. 복음을 모르는 얼어붙은 북한사람들의 마음도 이 “진충분파”의 사랑의 원리를 적용하여 계속해서 접근하면 복음을 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선교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고 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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