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수원 나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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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한민국은 6.25 전쟁으로 인해 우리 생활의 터전과 사회·경제 체제의 기반이 모두 파괴되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배고픔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살았다. 그나마 미국이 원조해준 식량과 현물로 간신히 버티어 나갔다.  

아직도 어릴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미국에서 원조한 밀가루 한 포대를 배급받기 위해 어머니를 따라 종일 동사무소에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곤 했다. 어렵게 밀가루 한 포대를 받아오면 집안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배고픔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몸으로 체험을 했다.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언젠가는 반드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갚아야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

한동안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매년 2-3차례 한국에 집회를 나갔다. 방송, 신문을 통하여, 그리고 대학 채플과 전국 어디든 하나님의 은혜를 증거할 수 있는 곳이면 기쁨으로 다녔다. 그런데 한국 집회를 갈 때마다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다. 길거리에 많은 노인들이 리어카에 산더미 같은 폐지를 싣고 위험한 도로를 다니고 있었다.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다 팔아도 돈 만 원 벌기도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식사를 거르는 노인들이 많다는 소식도 접하였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파 차를 몰고 가다가도 내려서 5만 원씩을 쥐어 주곤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굶주린 노인들에게 따듯한 밥이라도 먹일 수 있을까 늘 마음에 품고 오랜 시간 고민하며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내가 뉴질랜드에 거주하다 보니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 간절함을 보시고 지난 2018년에 이 사역의 길을 열어 주셨다. 수원에 7층짜리 빌딩을 주셔서 나눔센터를 열게 하셨다. 가장 먼저 어려운 노인들을 위하여 무료 급식을 실시했다. 매일 많은 노인분들이 몰려오셨다. 정성을 다하여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렸다. 그리고 그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그분들이 주인이 되는 교회도 세웠다. 지금도 매 주일 노인분들이 기쁘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로 모일 수 없게 된 후로 무료 급식은 잠정 중단이 되고, 대신 일주일 먹을 식량을 준비해서 드렸다. 라면, 쌀, 김밥, 빵, 두유, 건빵을 넣어서 푸짐하게 나눠 드렸다. 소문을 듣고 먼 지역에서도 찾아오셨다. 식량을 나눠 주는 날에는 무려 500명 이상이 끝없이 줄을 서신다. 

그리고 요즈음 새롭게 시작한 사역이 하나 있다. 수원역에 있는 노숙자 150여 명을 돌보는 일이다. 매주 2회 방문하여 그분들의 필요를 채워 준다. 음식뿐 아니라 옷과 생활용품, 의약품 등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미리 파악해서 다 공급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상처로 파괴된 그분들의 마음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온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역에는 뉴질랜드에서 훈련받고 돌아온 우리 MEC(선교·영어 장학생) 형제자매들의 헌신이 크다. 몸으로 와서 섬길 뿐 아니라 필요한 물품들을 풍성히 공급하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는 참으로 놀랍다. 선한 마음만 가져도 반드시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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