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저일 생각하니] 좀더 참고 살지 왜 귀한 목숨 스스로 끊는가

Google+ LinkedIn Katalk +

“5분만 참으시오” 한 때 서울 인도교, 부산영도다리 난간에 쓰여 있는 말이었다.

하도 강이나 바다에 투신 자살자가 많아 붙인 자살방지 경고문이다. 5분만 고통을 참으면 죽자가 살자로 바뀌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21세기 세계 10위 경제대국 대한민국 자살률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다. OECD 자살률 평균 11.5명(2019기준)인데 한국은 26.6명으로 그 배나 높다. 2018년 한해 자살자가 1만3천670명에 이르렀다. 자살은 타살이란 말도 있다. 망각지대인 자살로 갈 수밖에 없는 삶의 고통이 그 원인이 된다. 고독사, 생활고, 상호갈등, 허무의식 등 자살 원인의 내용도 다양하다. 한국이 자살률 1위 국가의 불명예를 없애려면 초등학교부터 자살은 절망이요, 죄악임을 잘 교육해야 한다. 종교기관에서 자살은 죄악이요, 지옥 갈 죄임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마태복음 27장 초반에 은 30냥에 스승 예수를 판 가룟 유다가 뒤에 뉘우쳐 은 30냥을 대제사장들에게 반환하고 자살했다. 영원한 스승 예수 배신자가 된 것이다.

자살은 자유이나 2003년 7월 17일 인천 어느 아파트 14층에서 8세, 5세 두 딸을 먼저 내던지고 엄마인 자기도 3세 아들을 안고 뛰어내려 한 가족 집단 자살한 당시 신문 기사가 지금도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엄마 죽기 싫어 살려 줘” 8세 딸이 애원했는데도 남편 가출하고 3남매와 함께 극도의 생활고가 한 가정의 비극을 낳은 것이다.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4명의 생명이 너무도 아깝고 가슴을 찌른다. 어린 3남매가 무슨 죄가 있어 엄마 따라 죽어야 했던가. 나라는 극빈에 시달리는 서민가정을 잘 보살펴 주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초에 광복을 맞으며 모신 이승만 건국대통령부터 20대 윤석열 대통령까지 겪고 있다. 그 가운데 16대 서민대통령인 노무현 부산상고 출신 대통령이 퇴임 후 부정한 돈 문제로 고향 봉화에서 몇 번 서울검찰청에 오르내리다가 2009년 5월 23일 63세 아직은 푸른 나이로 부엉이바위에서 투신 자살했다. 전직 대통령으로 닥친 고통을 더욱 굳세게 이겨내고 국민들에게 그 순수성과 소박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감옥이나 자살밖에 길이 없다는 인터넷글을 남겼던 고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노사모로부터 많은 비판도 받았다.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 불행한 죽음이지만, 그 삶의 공과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부도덕한 정치자금 때문에 49세로 2018년 7월 23일 자살로 떠난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도 아깝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광주대학교를 설립한 이사장 김인곤 3선 민주당 의원도 어느날 이사장실 창밖으로 투신자살했다. 유서가 없어 인생 허무의식에 사로잡혀 자살했다고 추측했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큰 공로를 이룬 정두언 한나라당 3선의원도 ‘즐거운 사라’ 음란소설로 옥고까지 치뤘던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도 다 높은 자존심이 발동하는 우울증세로 자살했다. 유명 탤런트 최진실은 자신을 비판하는 악한 답글에 자극 받아 자살했다. 이외에 연예인들 자살자도 많다. 역사적으로 일제의 을사늑약에 저항한 민영환(1861-1905), 경술국치에 항거한 매천 황현(1855-1910), 의병장으로 일제와 맞서 싸운 면암 최익현(1833-1906), 이 세 분 애국지사의 자살은 나라의 건국훈장을 받았다. 나폴레옹이 즐겨 읽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한체소설에서 남의 유부녀 로테를 품지 못하여 권총으로 자살한 베르테르의 용기는 낭만적이다.

그러나 자살은 타살이다. 조금만 더 참고 생각하면 고통을 이겨내고 자살도 물리칠 수 있다. 하나님 주신 목숨 끊는 자살은 죄악이다. 하지 말아야 한다.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 원로, 문학박사, 시인>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