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시대 세상 읽기] 수축시대가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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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의 경제개발에 따른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사회변화를 겪고 있다. 유럽과 북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고, 동아시아의 한국과 일본도 이미 1990년대부터 시대현상이 되었다. 중국 대도시들이나 대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싱가포르로부터 시작해서 베트남과  태국이 저출생 고령화 추세를 보인다. 이런 현상을 통해서 세계는 ‘수축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사회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이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20년 5천184만 명을 기록한 뒤 이듬해에 5천174만 명으로 줄었고,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합계출산율도 1983년에 2.06명으로 내려간 뒤 40년 이상 대체 수준 2.1명을 밑돈다. 급기야 2023년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기록을 보였다. 

저출생으로 인해서 고령화 비율도 빠르게 올라간다.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7.2%를 차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인구가 19.2%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20%, ’36년 30%, ’50년 40%를 넘어선다고 전망했다. 한국사회가 흔히 말하는 초고령사회의 길에 들어섰다.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보건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결과이다. 

태국 정부당국도 저출생 고령화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태국의 조사회사 카시콘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9년 6천655만 명을 기록한 뒤 지난 5년간 계속 인구가 감소했다. 2024년 태국의 총인구는 전년보다 10만 명이 줄어서 6천595만 명이 되었다. 2074년에는 인구가 5천570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서 태국 노동부가 민간과 국유 부문 기업의 정년 65세 연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스위스의 경우를 참고해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을 대비하려는 결정이다. 

저출생 고령화는 단순히 인구변화에 멈추지 않는다. 출생 인구감소는 10년 뒤, 20년 뒤의 사회상을 결정한다. 출생 아동이 없는 지역의 소아과병원은 앞날이 불투명해진다. 학령인구의 감소가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각급학교뿐만 아니라 관련된 영역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인구학자들은 미래는 결정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민이나 취업 등으로 인구가 이동하더라도 출생이 인구구성에 미치는 영향은 결정적이다. 

누가는 초대교회 역사를 기록하면서, 역사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밝혔다. 사도행전 13장에 바나바와 바울의 이른바 “1차 선교여행”에서 행한 바울의 설교를 기록하면서 약속과 성취의 구조로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해석했다.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를 정죄한 일(27절)이나 빌라도의 유죄 판결, 십자가의 죽음, 매장(29절)도 모두 성경 기록을 행한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은 구원의 약속을 성취하셨다. 역사는 하나님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시는 무대이다. 

1970년대에 시작된 서구교회의 교인 감소나 2010년대 이후의 한국교회 교세 변화도 이러한 수축시대의 도래와 관련이 있다. 저출생 고령화 사회변화와 함께 전통적인 공동체들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 인구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인간 역사의 사건들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경륜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저출생 고령화를 통해서 보이시는 섭리가 무엇일까. 사회적인 대책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고난과 역경을 이기기 위한 믿음의 지혜를 구해야 한다.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 12:56)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시대의 징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을 때이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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