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행복한 선택  박래창 장로의  인생 이야기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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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으로 세워가는 교회… 젊은 장로의 역할

장로의 본질은 섬김, 젊음의 힘으로

세대 간 소통… 교회 변화를 이끌다

성도들을 잘 섬기기 위해서는 장로부터 바로 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장로들의 내적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엘더 스쿨’ 프로그램과 교재 모두 성공적으로 만들어졌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는 전국장로회 회장직에 있을 때는 물론 물러난 후로도 이 교재를 구입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특히 장로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이것은 한국 교회 전체의 회복을 끌어내기에는 미미한 활동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한국 교회 곳곳에서 갱신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회복과 부흥이 한국 교회에 일어나기를 소원하며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할 뿐이다.

젊고 가장 바쁠 때 장로가 돼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 교단의 교회는 당회장, 공동의회의장, 제직회장의 ‘삼권(三權)’을 모두 담임목사가 가진다. 그래서 담임목사들은 교회가 성장하고 대형화될수록 점점 더 절대 권력자로 굳어진다.

국가도 절대 권력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막강해지면 소수의 측근이 절대 권력을 에워싼다. 이럴 때 밀착된 소수와 그렇지 못한 자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교회도 똑같다. 장로가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을 누리는 사람’으로 변질되면서 교회 갈등은 복잡해지고 싸움으로 발전한다. 장로들이 교회에서 섬기는 자, 즉 ‘헌신하는 청지기’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교회 문제는 목사 쪽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지만 여기서는 장로의 역할만 이야기하겠다. 나는 마흔 둘에 장로가 됐다. 한창 사업할 나이에 교회 중책을 맡아 감당하느라 이만저만 어렵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그랬기 때문에 늘 훌륭한 어른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직분을 감당할 수 있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처지라 너무 바쁘게 살아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사업을 한 덕분에 시간을 낼 수 있었고 재정을 감당할 수도 있었다.

장로인 동시에 부장교사, 성가대대장, 선교부장 등 다양한 책임을 맡았다. 부서장을 맡고 보면 그 부서에 나보다 연배도 높고 사회적 지식도 경륜도 높은 분들이 많았다. 그러기에 오히려 깍듯이 섬기는 청지기로서의 헌신이 가능했다. 만일 어느 부서나 부서장이 가장 나이가 많다면, 자연히 나이에 따른 위계가 작동하게 될 것이다. 부서장이 하는 말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 예의 없이 구는 셈이 되기 때문에, 그런 비난을 받기 싫어서 의욕 있는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된다. 그러나 나는 마흔 둘에 장로가 됐고, 부서장을 맡았기 때문에 많게는 20~30세 많은 분들과도 함께 봉사를 했다. 그분들께 보살핌을 받기도 했고, 어려운 일에 상담을 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교제하다 보면 어느덧 나이를 잊고 동료처럼 친구처럼 수평적으로 교제하고 있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노회, 총회 연합기관, 초교파 연합모임, 각종 사회복지재단에서도 많이 일했다. 덕분에 교단을 넘어 많은 훌륭한 선후배들과 교제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새로운 일이 주어지고 책임을 맡게 되면 그 일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새로운 일과 사람을 만날 호기심에 나는 늘 충만해졌다. 조금씩 생각과 입장이 달랐던 사람들이 조금씩 변화해가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더러는 장로가 이렇게 교회 밖에서까지 광범위한 활동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신앙생활은 예배드리고 성경 공부하는 것을 중심으로 조용히 해야 한다고 여기는 분들이 대체로 그렇다. 나라고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와 같이 신앙생활은 목사님과 나의 관계, 성경과 나의 관계처럼 1대 1의 관계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 관계가 좋고 소중하다고 그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라”(마 5:16)고 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기를 바라신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지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고 공감대를 넓히면서 하나씩 일을 해나갈 때의 희열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리고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할 때의 기쁨과 보람도 크다. 세상에서 소금의 역할을 한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동이 있다. 돈을 주고서도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두루두루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젊어서부터 장로로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아래 세대 모두에 걸쳐 오랜 신뢰 관계가 쌓이고, 다양한 경험이 다른 일에 또 쓰일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소망교회의 후배 장로 중 많은 수가 내가 교회학교 교사일 때 제자(학생)였거나, 부장으로 있을 때 교사로 함께 일했던 관계다. 때문에 의견이 달라도 소통을 하면서 맞춰 나가기가 쉬운 편이다. 교단 활동과 초교파 활동에서도 한 번 맺은 인연이 또 이어지고, 뜻하지 않게 재능을 모으고 힘을 합쳐서 일을 해나가게 되는 일들이 생겨난다.

안타까운 것은, 어느 교회에서나 장로가 되는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현재 소망교회의 시무장로는 50명이 채 안 되는데, 은퇴장로는 100명이 넘는다. 투표로 뽑히는 장로들을 보면 대부분 60대 전후이고 70세가 되면 은퇴한다. 젊은 사람들이 장로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장로는 투표를 통해 뽑히기에 생업에 바쁜 젊은 사람들에 비해 시간이 많은 은퇴한 노년층이 아무래도 자주 얼굴을 내밀고 친분을 쌓기에 유리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젊은이들이 장로로 뽑히기 어려운 현상은 대부분의 중대형 교회에서 일반적이다.

현직에 있는, 한참 일할 나이의 책임감 있는 사람이 교회에서 일하도록 권장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일하는 장로’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고 세대 간의 소통도 보다 원활해질 것이다. 또한 한국 교회의 수직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풍토 역시 조금씩이나마 바뀌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래창 장로

<소망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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