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말씀에 뿌리 내린 신앙, 민족과 미래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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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6장은 출애굽 2세대에게 주신 말씀이다. 이들은 광야에서 자라났고, 가나안 입성을 앞둔 시점에 서 있었다. 과거의 기적과 구원을 경험한 부모 세대는 대부분 광야에서 생을 마쳤고, 이제 말씀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책임은 새로운 세대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모세는 단순히 “하나님을 믿으라”고 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그것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마음’은 감정과 중심 의지를, ‘뜻’은 지성과 사고력을, ‘힘’은 행동과 생활을 아우른다.

곧, 이 명령은 하나님을 향한 전인격적 헌신을 요청하시는 말씀이다. 신앙은 삶의 한 조각이 아니다. 주일 예배 참석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분을 아는 지식, 그분께 드리는 사랑,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삶이 우리의 존재 전체를 관통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믿음이며,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기초다.

오늘날 많은 신앙이 외형은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태롭다. 성경을 읽지 않고, 기도하지 않으며, 세상 가치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한국 기독교인 25%가 명목상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그들 중 50%가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신앙생활한다고 답했다.

성경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은 좋은 가문에 속해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말씀의 가치가 아닌 세상의 번영과 안락함에 근거했다. 소돔의 물질적 풍요는 그의 눈을 사로잡았고, 결국 아브라함을 떠나 세속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하나님은 악한 소돔과 고모라를 유황불로 심판하셨고, 간신히 살아남은 롯의 가족은 가치관의 붕괴로 인해 부끄럽고 비극적인 후손을 남기게 된다.

암몬과 모압은 훗날 이스라엘의 원수로 자라나게 된다. 에서 역시 장자의 명분보다 팥죽 한 그릇을 택한 자였다. 그의 후손 에돔은 이스라엘과 평생 원수로 지냈다.

한 사람의 신앙적 무지가 한 민족의 비극이 되었다. 사울 왕은 처음엔 겸손했지만,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체면과 이익을 앞세운 결과 하나님의 영이 떠난 왕이 되었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신약에도 이런 명목상 신자들이 나온다. 가룟 유다, 마술사 시몬, 니고데모 등은 신앙의 외형은 갖추었으나 하나님과의 내면적 관계는 빈약했다.

그들의 결말은 혼란과 파멸이었다. 이처럼 말씀에 뿌리내리지 못한 신앙은 결국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다.

장마철 어느 날, 기도원에서 지내며 개울을 따라 산책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개울가에 선 나무들의 뿌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나무들이었지만 그 뿌리는 몸통의 2–3배 이상 굵고 길게 산자락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상 깊어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보통 나무의 크기나 푸른 그늘을 보고 감탄한다. 하지만 국립공원에 가보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나무들이 장마철 급류에 휩쓸려 뿌리째 뽑힌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는 겉모습이 아니라 뿌리였다. 신앙도 같다.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반듯해 보일지라도, 말씀에 뿌리내리지 못하면 유혹과 시련 앞에 무너진다.

진짜 강한 신앙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깊은 곳에 자리잡은 말씀 중심의 신앙이다.

우리 자신은 물론 자녀와 다음 세대에게 ‘뿌리로 견디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주님은 부모 세대에게 분명히 명령하신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신앙은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입으로 반복하고, 삶으로 보여줄 때 비로소 다음 세대가 믿음을 갖게 된다.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이는 단순히 가르치라는 차원을 넘어서, 삶의 모든 자리에서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라는 요청이다.

오늘날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가정에서 말씀을 보고, 듣고,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앙은 주일학교만으로 전수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말씀으로 호흡하고, 교회에서 함께 실천할 때, 진정한 신앙의 계대가 이루어진다.

지금 우리가 말씀 위에 서야 한다. 말씀은 우리의 뿌리다. 그 뿌리가 깊을수록 바람과 물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신앙은 단순한 전통이나 문화가 아니라 전 존재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이다.

오늘 우리가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자녀는 롯처럼 방황하지 않고, 에서처럼 경솔하지 않으며, 사울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눈에 보이는 신앙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점검하십시오.

겉모습보다 말씀의 뿌리를 키우는 것이 자신과 가정, 교회와 민족을 살리는 가장 지혜로운 길입니다. 말씀에 뿌리 내린 신앙이 여러분의 가문과 교회, 다음 세대를 흔들리지 않게 붙들어줄 줄 믿습니다.

이규정 목사

<동대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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