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새벽기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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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학을 늦게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벽기도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새벽기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것 같았고 그렇게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목회할 그런 목회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새벽기도는 제게 버거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차제에, 30-40세대의 부흥을 일으킨 어떤 목사님은 자기 교회는 새벽기도가 없다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새벽기도를 강조하면 모이지 않는다는 사례 발표를 할 때 저는 그래 맞아, 율법적으로 강요하는게 좋은 것 아니야 하며 맞장구를 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설교로 유명해 교회를 크게 성장시킨 한 목사님은 자기는 새벽기도를 못한다며 교회가 새벽기도에 대한 강박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도하면 된다는 말씀에 저는 저렇게 해도 훌륭하게 목회를 잘하시는 분도 있구나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사실 새벽기도는 전세계 기독교 교회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 교회만 지키는 신앙행위이기도 합니다. 아마 한국교회에서 새벽기도가 유래된 것은 기독교 이전의 토속종교에서 새벽 일찍 비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교회에 접목되었을 것이고, 그리고 일제 압제와 전쟁을 통해 세상 의지할 데 없는 교인들이 하나님께 나아와 부르짖음으로 교회에 정착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농경사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새벽기도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새벽기도가 오늘의 한국교회를 존재케 한 큰 원인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포스트모던 시대에 사람들은 종일토록 노동에 시달리고 낮과 밤 구분없이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새벽기도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겐 버거울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벽기도를 일괄적으로 율법화해 강요하기보다는 각자의 기도 자리를 지키게 하는 기도의 습관을 갖도록 훈련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마다 활동하는 시간과 범위가 다 다릅니다. 자신의 환경에 맞게 일정하게 기도하는 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힘들었던 새벽기도가 예전보다 편안해졌고, 그 새벽의 시간이 남에게 간섭받지 않고 하나님과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습니다. 아마 오랜 훈련과 잠이 없어지는 나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떻든 자기 삶의 환경에 맞게 매일 기도하는 습관만큼은 반드시 가져야겠습니다. 그것이 새벽기도가 되든 다른 시간이든 기도의 자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최경식 목사

<대구수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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