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열매와 축복] 드리미 학교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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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재수하고 또 낙제해 2년 후배들과 같이 고등학교를 다녔다. 특히 수학 시간에는 알아듣지 못해 나름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다른 책을 읽다가 선생님에게 들키면, “꼭 공부 못하는 놈이 수업 시간에 딴 걸 공부한다.”라고 면박을 받곤 했다. 선생님은 칠판에 주목하라고 하셨지만, 나는 루트, 시그마, 미적분을 이해하지 못해 그래도 읽으면 알 수 있는 책을 책상 밑에 놓고 몰래 보았다. 

나는 나름 성실한 학생이었는데 그렇게 얻어맞을 때는 참 억울했다. 공부는 못했어도 책 읽는 것은 좋아해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거의 다 읽었다. 대부분 전집류였다. 학창시절 고전을 읽는 것은 자연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성을 길러준다. 

어릴 적 『해저 2만리』를 읽으며 ‘노틸러스’호 잠수함을 타고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는 ‘네모’ 선장의 신비한 모험심이 내게도 전해져, 지금 글로벌 회사의 회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성냥팔이 소녀』를 읽고 있었을 때는 내가 사는 시골마을에 나병환자들이 구걸을 하러 오곤 했다. 마을 아이들은 문둥이라고 부르며 마을에 다가오기라도 하면 돌을 던져서 멀리 쫓아보냈다. 나는 어느 겨울 아침 우리 집 굴뚝 옆에 볏짚으로 엮은 거적을 뒤집어 쓰고 누워있는 나병환자를 보았다. 어린 마음에 무서워서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며칠 동안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 거적에는 하얀서리가 내려있었다. 굴뚝의 온기에 기대어 밤을 새운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가 마지막 성냥을 켜서 차갑게 언 손을 녹이려다 죽어간 모습과 겹쳤던 애닳은 가슴은 지금까지 이어져 인도의 한센병 환자를 돕는 일에 매달 3천만 원씩을 후원하고 있다.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읽으며 시베리아의 극한 수용소 환경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하고 적응해 가는지를 느꼈다. 극한 상황을 간접 경험하며 사람은 최악의 상황을 각오할 때 오히려 더 용감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공산 전체주의 체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가치를 가슴에 담았다. 평등한 세상에 대한 실험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수많은 전쟁과 가난이라는 막대한 수업료를 치렀다. 지능이 있다면 이제 그 실험은 그쳐야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자유를 통한 가치창출과 박애정신에 의한 나눔만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비교적 더 평등한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평등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가치다. 누구도 배고프지 않아야 되고,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고, 청결한 환경과 배움의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가 평등한 사회일 것이다. 이것은 이제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주어지는 평등이다. 누가 더 큰 집에 살고, 더 큰 차를 타고, 더 비싼 음식을 먹고, 비싼 옷을 입는가는 평등의 영역이 아닌 자유의 영역이다.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성경을 참 열심히 읽고 암송했다. 삶이란 무엇인가 고민할 때, 솔로몬의 전도서를 거의 외울 만큼 반복해서 읽었다. 전도서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1:2)로 시작되어,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전12:13)로 끝난다. 일찍이 학생시절부터 사람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정립하고 일관된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크나큰 은혜라는 생각이 든다.

광주 무등산을 수없이 오르며 사색했던 날들은 ‘생각의 근력’을 키워 일생을 관통하는 삶의 가치와 가야 할 길을 설정하는 시간이었다. 

지나온 인생길이 ‘시온의 대로(大路)'(시 84:5)였음을 고백한다. 내 이름 박한길의 ‘한길’은 ‘큰길'(大路)이라는 뜻이다. 남은 삶도 ‘시온의 대로’ 끝에서 만날 새 예루살렘성의 영광만을 바라보며 나아가길 기도한다.

중고교 시절 나는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했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학교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 시절, 부전공으로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상업과목 ‘중등 2급 정교사’ 자격증이었다. 당시에는 교사 자격증만 있으면 농어촌 학교에 발령받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교사의 길을 가지 못한 나는, 60세에 학교를 설립했다. 천안 병천면에 있는 폐교인 ‘아우네 중학교’를 인수해 ‘드리미 고등학교’를 세웠다. 300억 원이 들어갔다. 최고 시설을 갖춘 기독교 대안교육 학교다. 

건물은 리모델링을 했다. 사실 부수고 신축하는 게 더 경제적이었지만, 약 40년 동안 배출된 졸업생들에게는 평생 추억일 학교 건물이 흔적 없이 사라지면 서글프겠다는 생각에 본관은 붉은 벽돌 등 옛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서 고쳤다. 

부지가 1만 4천 평으로 중학교치고는 넓어서 국제 대회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체육관과 수영장, 인조잔디축구장, 승마장, 스크린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등 최고 수준의 체육시설을 완비했다. 

또 학생 기숙사와 교사 아파트를 신축했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나도 수업한다. ‘인생 전략’ 과목이다. 성경적으로 살아온 내 삶에 관한 이야기가 주제다. 수업방식은 질의응답이다. 질문을 잘하는 방법도 얘기해준다. ‘사명서 작성’을 시작으로 ‘나의 인생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어떤 삶을 살도록 하나님이 내게 명령하셨는지를 한 편의 영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인생은 결국 ‘내가 꿈꾸는 시나리오대로 된다’라는 경험을 학생들에게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 삶을 이해하는 ‘시간 공학'(Time Engineering) 수업이 있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는 시간의 시작이고, ‘천지’는 공간의 시작이었다. 영원의 세계는 시간이 없다.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은 ‘사건의 순서’일 뿐이다. 하나님은 자신을 ‘알파와 오메가’라고 소개하신다.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이라는 말이다. 영원의 개념이다. 삶을 영원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이 수업을 학생들은 흥미로워 한다.

충남 천안 병천면에 있는 기독교 대안학교 드리미 학교 전경. 국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수준의 체육관과 수영장, 축구장, 승마장, 스크린골프연습장 등 체육 시설을 완비했다.

애터미 회장 박한길 장로는 성경에서 얻은 지혜로 부(富)를 이루고, 이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자 한다. 드리미선교재단을 세워 천안 드리미고등학교를 운영 중이며, 해외에 100개 기독교학교 설립계획을 세우고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에서 실행해 나가고 있다. 애터미는 26개 해외 법인과 60개국 판매물류시스템을 보유하고 창업 10년 만에 연 매출 1조 원, 지난해엔 2조6천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국내 1위인 나눔의 명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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