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매사 때가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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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만사 때가 있음을 잘 가르쳐 주셨다. 그 말씀을 성경에서 읽을 때는 고개를 크게 주억거리며 그래 참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감탄하면서 읽고 또 읽었건만 실생활에서 그 말씀은 선반에 올려놓았는지 안중에도 없이 현실만 좇아서 분주히 살아간다. 그 소중하고 적절한 때를 다 놓치고서야 아아, 이런 것이었구나. 이제 하고 싶으나 할 수 없으니 어이하리, 한숨만 쉬고 앉았다.

우리 교회가 3년에 걸쳐 새벽 기도를 통해 성경 통독을 마치고 성지 순례에 들어갔다. 몇 년 전에 하고 두 번째로 시행하는 은혜로운 대장정이다. 그때도 이미 늦은 나이였지만 망설이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포기하고 많이 서운했다. 이번에는 아예 꿈도 꾸지 않았던 일이건만 막상 희망자를 모집하고 교육을 시작하고 하는 진행을 보면서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무모하지만 한 번 시도해 볼까, 아니야 전체 일정을 나 하나 때문에 망치게 하면 안 돼, 정 가고 싶으면 혼자서 어느 여행팀에 끼어서 갔다가 혹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귀국하는 거야, 그것도 안 돼 등의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가는 여정이어서 더 가슴이 뛴다. 국제회의 참가와 일반 여행으로 서유럽, 동유럽 일부, 남유럽 일부 등지를 다녀온 터라 호기심의 일부는 좀 달랬지만 이 두 곳은 근처에도 못 간 곳이라 더욱 마음이 심란하고 갈등이 심하다. 사도 바울의 여정을 따라 갈 수 있는 좋은 기회, 얼마나 은혜로울까. 이번 성지 순례팀의 여정이 은혜롭고 무사하게 잘 마치기를 기도하는 것으로 갈등을 잠재우기로 했다. 80을 넘기고 그 중턱을 오르려 하는 나이에 무슨 허망한 욕심을 낼까보냐는 주문을 외우다시피 하면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열흘 일정의 일행이 돌아올 날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사도행전이라도 읽어가며 묵상했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못하고 허송해 버렸다. 하나님 이 무익한 종을 어이하면 좋을까요? 몇 살이나 돼야 철이 좀 들까요? 그분들이 돌아오기 전에 지금이라도 그 여정을 읽으며 거룩한 여정에 함께 해야겠습니다. 이마저 때를 놓치지 않게 하소서!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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