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념을 세운 자리
구약성경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부르심을 받을 때마다 거룩한 산 혹은 광야로 나갔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모세가 그랬고 엘리야가 그랬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뜻과 자신들의 사명을 분명하게 알기 위해 하나님의 거룩한 산 호렙으로 갔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계신 그 산에서 소명을 얻었습니다(출 3장). 그는 출애굽 후에도 그 거룩한 산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했습니다(출 19-23장).
엘리야의 경우에는 훨씬 각별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던 중 지쳐 힘들어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40여 일을 돌보시는 가운데 엘리야를 하나님의 거룩한 산으로 이끄셨습니다(왕상 19:8). 그리고 그곳에서 당대의 이스라엘을 넘어서 더 넓은 미래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고 그에게 그것을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주셨습니다(왕상 19:15-18). 이런 일은 바울에게도 있었습니다. 바울은 다메섹에서 새로운 안목을 얻은 후 사해 남동쪽의 아라비아로 갔습니다. 그 땅은 로마의 꼭두각시 나바테아의 아레타스 4세(Aretas IV, 고후 11:32, 아레다 왕)가 다스리던 곳이었습니다. 바울은 그곳 광야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의 광야 생활은 모세의 시내산(호렙산) 정상에서 보낸 40일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의 광야 경험은 엘리야의 40일 주야 광야길 그리고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계시를 받던 때도 생각나게 합니다. 무엇보다 그의 광야 생활은 예수님께서 보내신 40일의 광야 기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는 아라비아 광야에서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사명의 길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 광야 생활을 통해 율법이 지배하던 자신의 과거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된 현재, 그리고 부활의 증인된 사도로 살아가야 할 미래에 관해 예리해졌습니다.
이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더 가까이 더 분명하게 나아갔습니다. 하나님의 부름받은 사람들에게는 스스로를 명료하게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만이 들려오는 광야는 사명으로 나서는 준비를 위해 적합한 곳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내산, 우리의 호렙산, 우리의 아라비아 광야로 들어가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강신덕 목사
<토비아선교회, 샬롬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