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농업기술의 발전, 지구자원의 무분별한 개발 덕분에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1820년 세계 평균 1인당 GDP는 약 700달러였으나 2020년에는 약 15배 증가한 1만 1천 달러로 나타났으며, 1900년대 평균 기대수명이 약 30세였던 것에 비해 2020년에는 73세로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물질의 풍요로움을 얻은 대가로 지구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육지의 약 77.6%가 이미 건조하거나 사막화 지역으로 바뀌었으며, 매년 이집트 면적에 해당하는 약 100만 제곱킬로미터의 건강한 토지가 황폐화되고 있다고 한다. 한때 푸르고 생명력 넘치던 땅이 이제는 생명 하나 살 수 없는 황폐한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는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한 개발, 자연을 돌보지 않으려는 이기심의 결과이다.
물질의 풍요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행복감과 만족감보다 더 큰 결핍을 경험하고 있다. 바로 사랑의 목마름이다. “세상 모두 사랑 없어 냉랭함을 아느냐.” 찬송가 503장의 가사처럼, 오늘날 이 세상은 곳곳마다 사랑이 사라지고 탄식의 소리만 가득하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막화 현상은 단순히 환경 파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공동체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사랑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음이 메말라가듯 땅도 메말라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용서와 연대가 사라지는 사랑 없는 사회는 황무지와 같다. 다툼과 고립, 불신과 상처, 이기심으로 가득한 세상이 영혼의 사막을 만들어 내고 아름다운 지구를 사막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사랑의 씨앗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심어주신 사랑이야말로 이 메마른 세상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생명의 원천이다.
사막은 비가 아니라 씨앗과 정성으로 꽃을 피운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마음밭에 사랑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 씨앗은 작은 친절일 수도 있고 진심 어린 중보기도일 수도 있으며 가난한 자, 마음이 상한 자를 향한 우리의 애통해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오늘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사막을 넓힐 것인가, 사랑의 꽃을 피울 것인가. 하나님은 우리를 끊임없이 초대하고 계신다. “내 사랑 안에 거하라.”(요 15:9) 이 말씀을 붙들고, 우리가 먼저 사랑의 실천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면 이 땅의 사막은 줄어들고 사랑의 꽃으로 가득한 에덴동산이 곳곳에 생겨날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 시대 회복의 열쇠이며 메마른 세상의 유일한 처방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랑을 품고, 나누고, 살아내는 것이다.
사막화된 세상에 피어나는 사랑의 꽃,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이다.
이동열 장로
<경북노회 장로회장, 삼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