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우리만 기억하는 잊혀진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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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이 무슨 날인지 아냐고 물으면 아마 10명 중 한두 명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것 같다. 그 앞에 1950년을 붙여서 물으면 서울에서 6.25 한국전쟁을 겪은 노년 세대는 아아 하고 답을 떠올릴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천만다행이고 이 노파가 욕을 먹어도 행복할 것 같다. 북한군에게 서울을 빼앗긴 날이 무에 그리 자랑스럽다고 기억을 하냐 마냐를 따지냐고 할지 모르지만 뼈아픈 희생자들은 그렇지가 않다. 

지난 6월 28일은 제1회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 날이다. 그 전쟁 와중에 북한군에 의해 강제로 납북 당해간 아버지들의 흔적을 떠올리며 슬픈 후손들이 모여서 꽃 한 송이 바치는 기억의 날 행사를 하러 가는 길이다. 2010년 6월부터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 협의회가 임의로 정해서 하던 행사를 올해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 주고 처음으로 통일부와 공동 주관으로 제1회 행사를 하게 되었다. 

당초 협의회가 이날을 기억의 날로 정한 이유는 그날 서울이 함락되는 일이 없었다면 우리 사랑하는 아버지들이 납북당해 평생 다시 얼굴을 볼 수 없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아직도 아버지는 65년 전 그날의 모습으로 박제되어 있고 북쪽 창을 닫지 못하고 평생을 한숨으로 살다 가신 어머니의 가엾은 삶을 떨칠 수 없어 오늘도 여든셋의 노파는 숨죽여 흐느낀다. 장마철이라 비를 피해 근처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내 DMZ 생태 관광지원센터에서 행사가 열린다. 수년 전에서야 이곳 임진각 근처에 국립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을 지어 주어서 그 만행을 전시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우리 가족들은 북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만행을 기억하고 교육시키는 의미에서 꼭 서울에 기념관이 세워지기를 열망했으나 정부는 들어주지 않았다. 그 기념관은 넓은 실내 공간이 따로 없어 근처의 이곳에서 제1회 행사를 하게 되니 그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하지만 그쯤이야 마음을 달래야지 어찌 하겠는가? 그때 피할 수 있었더라면 나라의 기둥들이 되고도 남았을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울음을 삼키는 직계자녀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꽃 한 송이 바치며 울음 섞어 올리는 인사에 웃음으로 답하시는 아버지! 내년에 다시 올께요.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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