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큉(Hans Kng, 1928~ 2021)은 독일 튀빙겐대학 교수로 스위스 출신의 가톨릭 사제이지만, 교황 무오설 등을 비판하며 교권주의 교회와 맞서다가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등의 고난을 당했다. 큉은 가톨릭 신학자이지만 개신교 신학자인 칼 바르트(Karl Barth)와 폴 틸리히(Paul Tillich)의 영향을 받았다.
큉은 교회의 형태가 시대마다 변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고, 교회는 주님을 머리로 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회가 인간의 조직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공동체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교회의 거룩성은 교인들의 죄성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한스 큉의 명저 『교회』(Die Kirche)는 1978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이 책에서 교회의 거룩성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교회는 죄인들로 구성된 교회다. 이러한 죄인들이 교회의 지체들이기 때문에 에클레시아 그 자체에 죄가 존재하며, 그리스도의 몸 그 자체가 더럽혀지고, 성령의 집 그 자체가 동요되며, 하나님의 백성 그 자체가 상처를 입게 된다. 즉 교회 그 자체가! 교회는 결코 모든 인간들과 구분된 관념화되고 실체화된 순수한 실체가 아니라 신자의 공동체이다. 따라서 교회는 죄 있는 교회이다.(물론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죄 있는 지체들에 의해 그렇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충격적인 진리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을 해방시키는 진리이기도 하다. 이러한 진리는 나로 하여금 구태의연한 변증에서 벗어나도록 만들며, 죄인인 자신을 공동체에서 추방할 필요가 없게 만든다. 교회는 실제적이며, 나 또한 교회에 머무르고 교회를 붙들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한다. 따라서 교회의 거룩성은 교회의 지체들, 즉 그들의 도덕적 또는 종교적 행위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회에 싸움이 있고 교인들 간에 다툼이 있을 때 교회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주님을 머리로 하는 교회의 거룩성은 훼손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교회 되려면 주님을 머리로 하는 공동체로 존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만 교회요 실제로는 주님 없는 인간들의 집단으로서의 교회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초대교회처럼, 문제는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가 되어야 희망이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