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의 주연 배우 공유가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보통 수상자들은 감독이나 수고한 모든 스태프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하지만, 정작 공유의 표정은 밝지 못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그는 “저의 본명은 공지철입니다. 다시는 이 자리에 못 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최고의 순간에도 그는 언젠가 사라질 인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말과 행동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를 성공, 언제 떠날지 모를 대중의 관심에 대한 불안이 묻어났습니다.
사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왕이 된 후 그는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무엘 선지자는 사울에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삼상15:22)라고 단호하게 전합니다. 이 말은 왜 나왔을까요? 사무엘은 사울에게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을 모두 없애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전했습니다. 겉보기엔 잔혹하게 느껴지지만, 그 의미는 ‘헤렘(herem)’, 즉 ‘완전 봉헌물’을 뜻합니다. 이는 전쟁 노획물을 인간이 차지하지 않고 전부 하나님께 봉헌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아말렉 왕 아각과 좋은 가축들을 남겨두었습니다. 백성들이 원했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입니다. 결국 선지자 사무엘은 이 사건을 통해 “순종이 모든 제사보다 우선한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입니다. 공유는 대중의 시선이 두려워 불안했고, 사울은 백성의 눈치가 두려워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습니다. 사실 우리 역시 하나님보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더 두려워할 때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깊은 울림을 준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7년 이집트에서 IS 테러리스트들이 콥트 기독교인들이 예배드리던 교회를 공격해 47명이 순교했습니다. 사람들은 IS가 두려워 신자들이 예배드리러 오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더 많이 교회에 나와 예배드렸습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목사는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이 말을 믿지 않겠지만, 사실 당신들은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테러로 우리를 죽이지만, 우리는 하나님 나라로 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와서 기쁩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만나러 집으로 돌아가니 기쁩니다. 오히려 우리는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의 두려움 앞에서도 ‘완전 봉헌’의 순종을 실천한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지 깊이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