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외삼촌 라반의 꼼수와 야곱의 대응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 떼에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가려내며 또 염소 중에 점 있는 것과 아롱진 것을 가려내리니 이 같은 것이 내 품삯이 되리이다”(창 30:32).
평생 목축업을 하면서 잔뼈가 굵은 라반으로서는 야곱의 제안이 너무나 기분 좋은 제안이 아니겠는가? 또 거의 공짜로 일 시킬 수 있으니,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야곱의 제안을 받자마자 라반은 양과 염소 중에서 얼룩진 것들은 골라서 자기 아들들의 손에 맡기고 사흘 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따로 두었다. 야곱은 흰색의 양과 염소만 주어 치게 했다. 야곱에게서는 얼룩진 새끼가 아예 한 마리도 안 나오게 해서 야곱이 자기 몫을 챙기지 못하게 한 것이다. 정말 놀랍고 대단한 생각이다. 하나님은 야곱이 왜 라반 같은 이런 지독한 사람을 만나게 하셨을까? 라반의 모습이 바로 야곱의 모습이고, 라반을 통해서 야곱 자신이 어떤 자인 줄 깨닫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라반이 야곱을 속여 분노했지만, 야곱 역시 형과 아버지를 속였던 자가 아닌가? 하나님은 사기꾼 라반을 통해서 사기꾼 야곱 자신의 모습을 보기를 원하신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어떤 일에 자주 분노한다. 알고 보면 그것이 나의 모습이며 나의 성품임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떤 때에는 상대방에 대해 분노하고 판단하고 정죄하지만, 하나님은 그 사람을 통해 오히려 내 모습을 보게 하신다. 교만한 사람은 별로 함께하고 싶지 않은데, 깊이 묵상해 보면 내 안에 교만한 마음이 얼마나 많은지 그를 통해 바로 내 모습을 깨닫게 된다.
야곱의 이상한 방법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그 껍질 벗긴 가지를 양 떼가 와서 먹는 개천의 물 구유에 세워 양 떼를 향하게 하매 그 떼가 물을 먹으러 올 때에 새끼를 배니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므로 얼룩얼룩한 것과 점이 있고 아롱진 것을 낳은지라”(창 30:38-39).
야곱은 건강한 양이면 그 가지를 보게 하고,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치워버렸다. 그 결과 약한 것은 라반의 소유가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소유가 되었다(창 30:41-42).
참으로 이상하다.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가지를 가져다가 껍질을 벗겨 그 가지를 보게 하면 정말 효험이 있는가?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가? 어느 자료를 보아도 비과학적이다. 미신적인 방법이 아니면 이건 소설이다. 멘델의 유전법칙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희한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방법은 과학적이지 못하고 유전학적으로는 양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얼룩진 것이 태어나려면 암놈과 수놈이 얼룩무늬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감응 마술은 그 당시 고대 근동 지방에 민간 전승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방법은 근동 지방에서 행하던 전형적인 미신과 주술의 한 방법이다. 야곱이 미신의 방법으로 부를 누리려고 했을까? 야곱은 끝까지 미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려고 했으나 하나님은 신실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외삼촌 라반의 모진 방해(열 번이나 변경하는 등)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신 하나님의 역사이다.
오상철 장로
<시온성교회>


